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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성·GS는 '나눠 먹기', 1.5군만 피 터져…80조 정비사업 민낯

    입력 : 2026.03.09 06:00

    80조 정비사업 양극화
    수주전 건설사 계급도 뚜렷
    1군 빅3 건설사는 ‘수의계약’, 1.5군은 ‘총력전’
    [땅집고] 현대건설 직원들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5구역 수주 결의 행사에 참석해 홍보 현수막을 들고 있다./현대건설

    [땅집고] “현대, 삼성은 무혈 입성하는데, 우리 같은 1.5군만 피 터집니다.”

    최근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에서 만난 한 건설사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실제 현장 분위기를 들여다보면, 이 같은 푸념이 단순한 엄살만은 아니다. 현대건설·삼성물산·GS건설 등 이른바 상위 1군 빅3 건설사들은 핵심 사업지를 중심으로 서로 경쟁을 피하며 안정적인 수주 전략을 펴는 반면, ‘1.5군’ 건설사들은 제한된 전장에서 맞붙으며 총력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도시정비사업 시장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면서 건설사들 사이에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된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시장 규모는 약 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50조원을 크게 웃돈다. 정비사업이 올해 건설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등 상위권 건설사들은 압구정·성수 일대에서 정면 충돌을 피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경쟁입찰 대신 수의계약 형태로 사업을 따내거나 아예 특정 구역에 집중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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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구정, 성수 경쟁입찰 사라졌다

    현대건설은 서울 강남권 상징성이 큰 압구정 아파트지구에 역량을 쏟고 있다. 지난해 9월 압구정2구역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했다. 삼성물산이 압구정2구역에 참전하지 않아 무혈 입성했다. 현재는 3구역과 5구역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3구역도 수의계약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성수전략정비구역 가운데 성수1지구에서는 발을 뺐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성수동 전 구역에 들어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GS건설은 아예 압구정에 들어가지 않는 대신, 현대건설이 빠진 성수1지구에서 수의계약 가능성이 점쳐진다. 압구정 대전에는 가세하지 않는 대신 성수 수의계약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삼성물산의 경우에도 압구정4구역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탑티어(Top-Tier·일류)’ 건설사들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알짜 사업지를 사실상 ‘나눠먹기’ 하며 출혈 경쟁을 피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현대건설의 정비사업 목표 수주액은 총 12조원이다. 그 다음으로 GS건설 8조원, 삼성물산이 7조7000억원으로 뒤를 잇는다.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은 5조원 대다.

    [땅집고]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약 8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주요 건설사별 올해 수주 목표액.


    ◇여의도·목동도 ‘눈치 싸움’

    반면 1.5군 건설사들은 사정이 다르다. 대우건설,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은 주요 사업지마다 치열한 수주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곳이 성수4지구다. 이곳에서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신반포 19·25차 통합 재건축 역시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압구정 아파트지구에서 유일하게 경쟁입찰이 예상되는 5구역은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이 맞불을 가능성이 높다. 빅3 건설사들이 경쟁을 전략적으로 피한 현장에서 중상위권 건설사 간 ‘혈투’가 벌어지는 셈이다. 상징성과 브랜드 파급력이 큰 지역에는 사실상 진입이 어려운 만큼, 선택 가능한 사업지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는 구조다.

    이 같은 도시정비사업 쏠림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건설사들은 인력과 자금, 브랜드 전략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출혈 경쟁이 재무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 특히 대형사일수록 핵심 상징 사업 수주에 집중하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전략적 후퇴를 택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경향이 짙다.

    서울 대표 재건축 밀집지역인 여의도와 목동에서도 유사한 기류가 읽힌다. 겉으로는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의 전략을 의식하며 일정 부분 조율하는 움직임이 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한 건설사 임원은 “올해 정비사업 시공사 입찰을 앞둔 곳이 워낙 많기 때문에 대표 핵심지는 대형사간 나눠서 가져가고, 그 외 지역은 건설사들의 피 튀기는 전장이 되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했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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