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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만 6번 바뀐 기구한 운명의 대우그룹 사옥, 1.3조에 산 새 주인 누구

    입력 : 2026.03.06 06:00

    대우, 금호아시아나, 모건스탠리 등 주인 바뀌어
    5개월 협상 끝…1조3000억 딜 클로징
    공실 해소·앵커 테넌트 확보가 관건

    [땅집고]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서울역'과 '서울스퀘어' 전경. 최근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매수했다. /서울스퀘어

    [땅집고] 서울 도심 오피스 시장의 최대어로 꼽혀온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가 새 주인을 맞았다. 고금리와 오피스 공급 부담이라는 이중 역풍 속에서 인수전이 지연되기도 했지만, 결국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1조3000억원 베팅을 마무리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약 5개월 만이다.

    ◇ 3.3㎡당 3300만원 “눈높이 차” 딛고 딜 클로징

    지난달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은 매각자인 ARA코리아자산운용에 잔금을 납입했다. 인수 가격은 3.3㎡당 3300만원. 총액은 약 1조3000억원이다. 매각 자문은 JLL코리아와 세빌스코리아가 공동으로 맡았다.

    다만, 입찰 과정은 쉽지 않았다. 1차 입찰에서 매도자와 원매자 간 가격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2차 입찰이 다시 진행됐다. 최종적으로 인수 희망가를 더 높게 제시한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우협으로 낙점됐다. 경쟁자로는 캡스톤자산운용이 참여했다.

    ◇ 7년 만에 3000억 차익…ARA의 ‘엑시트 성공’

    서울스퀘어는 1970년 준공, 지하 2층~지상 23층, 연면적 13만2800㎡ 규모의 대형 오피스다. 지난 2014년 TVN 드라마 ‘미생’ 촬영지로 유명해 일명 ‘장그래 빌딩’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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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서울스퀘어'. 드라마 ‘미생’ 촬영지라 일명 ‘장그래 빌딩’으로 불렸던 옛 대우그룹 본사 사옥이 1조2800억원에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을 새주인으로 맞이했다. /드라마 '미생' 캡쳐화면

    이 건물은 한때 재계의 상징이었다. 1977년부터 2006년까지 대우그룹 본사로 쓰이며 ‘국내 최대 규모 빌딩’으로 불렸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소유권도 함께 넘어갔다.

    이후 글로벌 자본이 잇따라 손을 바꿨다. 2007년 모건스탠리가 약 9600억원에 인수해 서울스퀘어로 리모델링했지만, 2011년 싱가포르계 알파인인베스트먼트에 약 8000억원에 매각했다. 2019년에는 NH투자증권과 ARA코리아자산운용이 약 9883억원에 공동 인수했다. 준공 이후 반세기 동안 주인이 다섯 차례 바뀐 셈이다. 그리고 이번 거래로 또 한 번 새 간판을 달게 됐다.

    ◇ 고금리·공급폭탄 우려…두 차례 연기 끝에 구조 변경

    이번 거래의 최대 변수는 높은 가격이었다. 고금리 기조 속 1조3000억원 가격에 대한 회의론이 적지 않았고, 도심권 오피스 공급 과잉 우려와 엑시트 불확실성도 투자 심리를 눌렀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등 인근 대규모 신축 공급 계획, 건물 노후화에 따른 CAPEX(자본적 지출) 부담도 리스크로 꼽혔다.

    당초 지난해 12월로 예정됐던 자금 모집은 올해 1월, 다시 2월로 두 차례 미뤄졌다. 내부적으로도 엑시트 부담을 둘러싼 신중론이 제기됐다는 후문이다. 결국 해법은 구조 조정이었다. 에쿼티(자기자본)를 당초 5000억원에서 3500억원 수준으로 줄이고, 대출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금융 구조를 손질했다. 그룹 내에선 한국투자캐피탈이 일부 에쿼티 출자에 참여해 힘을 보탠 것으로 전해진다.

    ◇ 호텔 전환 대신 ‘공실 채우기’

    초기에는 우리은행이 담보대출, 우리투자증권이 우선주 총액 인수를 검토했지만 최종 구도는 달라졌다. 삼성증권이 중순위 담보대출과 우선주 잔액 인수를 맡으며 사실상 딜의 키 플레이어로 나선것. 이 과정에서 기존 주주였던 삼성화재의 엑시트도 맞물렸다. 약 1000억원을 투자했던 삼성화재는 상당 부분을 회수하고, 일부는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잔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이후 전략도 관심사다. 자문 과정에서 호텔 용도 전환 시나리오도 거론됐지만,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은 ‘오피스 본업 강화’로 가닥을 잡았다. 한투운용 측은 최근 11번가 등 주요 임차인의 퇴거로 발생한 공실을 메우기 위해 임대료 인하를 포함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설 전망”이고 했다. 동시에 한투그룹 계열사 입주도 추진해 앵커 테넌트(고객을 끌어들이는 건물)를 확보하는 전략도 병행할 방침이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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