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3.04 06:00
[땅집고]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의 ‘힐스테이트 지금디포레’가 준공 이후 실내공기 중 라돈 검출 문제로 시공사와 수분양자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10층, 연면적 8만 846㎡ 규모 주거복합 건물이다. 주거형 오피스텔 840실과 상업시설 243실이다. 분양 당시 3억 원대에서 6억 원대에 달하는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성황리에 분양됐다. 하지만 지금은 텅 빈 상가에 붙은 임대 문의 현수막에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지상 3층 영화관도 오픈했지만 상가 공실률은 70%를 넘어 사실상 채워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외장재부터 실내까지…가이드라인 초과한 ‘라돈 지수’
힐스테이트 지금디포레를 둘러싼 갈등은 건물 외장재에서 시작됐다. 전문가 측정 결과, 외벽 석재에서 검출된 방사능 농도지수는 1.19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권고하는 가이드라인 기준치인 1.0을 초과한 수치다. 상가 수분양자 양모씨는 “상가부는 내·외부인이 다중적으로 이용하는 공간이고 지하와 같은 밀폐된 공간도 있다”며 “공표 의무가 세세하지 않아 수분양자들이 주도적으로 찾아내지 않으면 밝혀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산상 문제를 떠나 입주민과 시민 건강권과 생명권이 연계된 사안이라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내공기 질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경기도가 국회에 제출한 ‘실내공기 중 라돈 검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오피스텔 실내공간 측정 지점 10개소 중 절반인 5개소가 신축 공동주택 권고 기준인 148 Bq/㎥를 초과했다. 특정 호실에서는 최고 192.0 Bq/㎥가 검출됐다. 수분양자 피해 대리인인 박휘영 변호사는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이용하려면 방사능 수치에 대한 규제가 더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문제의식 없이 함부로 설치됐다는 것 자체에 대해 강력하게 위법성을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남양주시의 적절한 시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법적 위반 없다”는 건설사…전문가 “정서적인 이슈 신경 써야”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법적 위반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땅집고와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석재는 실내 공기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외부 외장재일 뿐”이라며 “오피스텔은 현행 법상 라돈 측정 의무 대상이 아니기에 법적 위반은 전혀 없다”고 했다. 실내 수치 초과와 관련해서는 초기 검사 약 2개월 뒤 실시한 재측정에서 모든 지점의 수치가 권고 기준 이하인 정상 범위로 확인됐다는 반박 자료를 제시했다. 일시적인 환기 문제였을 뿐 실내 공기의 안전성은 검증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학적 유해성과 정서적 불안감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승연 연세대학교 라돈안전센터장은 “감마선을 내뿜는 외부 석재 지수가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며 건물 바깥은 가이드라인도 없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실내 수치는 관리가 필요한 항목이며, 거주 공간에 10시간 이상 머물렀을 때 안 좋을 수 있다는 가이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번 사안은 우리 국민의 정서적인 이슈이며, 시공사들이 향후 자재 선택 시 1.0 이하를 선택하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수분양자들은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시공사의 향후 대책 마련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0629a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