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3.03 06:00 | 수정 : 2026.03.03 08:00
세종시, 출범 13년만에 첫 순유출
15~24세 빠져나갔다…‘입시 이동’ 본격화
대전으로 쏠리는 학군 수요…교육 격차 변수
15~24세 빠져나갔다…‘입시 이동’ 본격화
대전으로 쏠리는 학군 수요…교육 격차 변수
[땅집고] 한때 젊은 공무원과 신혼부부가 몰리며 인구가 빠르게 늘었던 세종특별자치시가 지난해 처음 순유출로 돌아섰다. 2012년 출범 이후 줄곧 전입자가 전출자보다 많았지만, 자녀가 중·고교에 진학하는 시점부터 교육 수요를 따라 서울 수도권 및 대전 등 지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다.
세종시는 2040년까지 총인구 80만명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최근 순유출 영향으로 40만명을 바라보던 인구 수는 39만명대로 내려온 상태다. 인구 증가를 전제로 세워온 중장기 도시 계획에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구글·테슬라 임직원이 선택한30일 이상 단기임대 운영1위 ‘블루그라운드’ 예약하기
27일 국가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세종특별자치시 전입은 5만4355명, 전출은 5만4402명으로 47명 순유출을 기록했다. 2012년 출범 이후 이어지던 순유입 구조가 13년 만에 깨진 것이다.
총 인구도 감소세다. 지난해 11월 39만2495명으로 정점을 찍고 나서 12월 39만1965명으로 줄었고, 올해 1월 기준 39만1477명까지 내려왔다.
연령 구조 변화도 눈에 띈다. 과거에는 30~40대 부모와 어린 자녀가 함께 유입되는 추세가 뚜렷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15~24세 청소년·청년층이 순유출로 돌아섰다. 단순한 이사가 아니라 교육 선택의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세종시 청소년·청년 층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기를 거치며 대학 진학 경쟁이 본격화되자 일부 가구가 대전, 서울, 수도권 학군지로 이동하고 있다. 집은 세종에 두고 자녀만 다른 지역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이른바 ‘이중생활’도 적지 않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전출지 통계를 보면 대전으로 이동한 인구가 가장 많고, 경기와 서울이 그 뒤를 이었다.
대전과 충청권이 세종 인구를 흡수하는 중심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합특별시 출범과 함께 교육 자원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세종의 경쟁력은 더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영재고·국제고 등 특수목적고 설립 권한이 확대될 경우 상위권 학생 수요 이동은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행정수도를 표방하며 성장해온 세종이 교육 변수라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순유출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유출 연령대가 청소년과 학부모 세대라는 점에서 구조적 변화의 신호로 읽힌다.
한 도시정책 전문가는 “지금 단계에서는 순유출 자체보다 유출되는 인구의 연령대가 더 주목할만한 지점”이라며 “청소년과 학부모 세대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는 것은 향후 학령인구 감소, 주택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도 “세종은 직주근접과 주거 환경 면에서는 경쟁력이 있지만, 입시 국면에서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 중산층 수요가 인근 대전이나 수도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통합특별시 출범과 함께 교육 자원이 대전에 집중될 경우 세종의 인구 흡인력은 더 약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구 흐름에 균열이 생기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즉각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은 아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약 2% 상승했다. 전국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장기간 하락 이후 반등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는 시각도 있다. 올해도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를 대세적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2020년 전국 집값 급등기 당시 세종 아파트 가격은 1년 새 약 40% 폭등하면서 집값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장기 조정 국면에 접어들며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침체가 길어진 상황이다.
최근의 반등은 구조적 수요 확대라기보다 공급 감소와 정책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2030년 5월 완공 예정인 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행정수도 기능 강화 기대가 일부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