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2.26 06:00
신세계프라퍼티, 3070억원에
그랜드 조선 제주 인수 추진
제주 관광 수요 회복에 선제 투자
그랜드 조선 제주 인수 추진
제주 관광 수요 회복에 선제 투자
[땅집고] 제주 호텔 객실 점유율이 빠르게 반등하는 가운데, 신세계프라퍼티의 100% 자회사이자 리츠 AMC인 신세계프라퍼티투자운용이 제주 서귀포 중문관광단지 내 그랜드 조선 제주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는 3월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번 딜은 레버리지를 적극 활용한 구조다. 전체 3070억원 중 약 1640억원은 금융권 차입으로 조달하고, 1430억원은 재간접펀드를 통해 에쿼티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금리 고점 통과 국면에서 관광 수요 회복 흐름이 뚜렷해지자,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기대되는 호텔 자산을 선제적으로 편입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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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관광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춘절 연휴인 15일부터 23일까지 9일간 제주를 찾은 중화권 관광객은 약 4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이후 끊겼던 단체 관광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흐름이다. 항공편 증편과 비자 간소화 영향도 겹쳤다.
무엇보다 그랜드 조선 제주는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 수요 비중이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프리미엄 리조트 포지셔닝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가족·허니문·호캉스 수요를 안정적으로 흡수해왔다. 성수기 기준 객실 점유율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 측은 리브랜딩이나 별도 개발 계획 없이 기존 운영 구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신규 개발 리스크 대신 검증된 자산의 운영 수익을 확보하는 보수적 전략이다.
매도자는 SK디앤디다. SK디앤디는 부동산 경기 둔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유 자산 유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실적이 둔화하며 영업현금흐름이 감소했고, ‘생각공장 구로’ 등 주요 사업에 선(先)투자 자금이 투입되면서 부채비율은 218%까지 상승한 상태다. 이번 호텔 매각 역시 재무 레버리지 부담을 낮추고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제주 호텔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공급 확대와 외국인 수요 공백이 겹치며 한동안 침체를 겪었다. 객실은 늘었지만 투숙객은 줄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내국인의 고급 리조트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중화권 관광객 유입까지 다시 살아나면서 시장이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 일부 특급호텔은 객실 점유율이 99%에 달하며 사실상 만실을 기록하는 등 체감 경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투자운용은 유통·복합상업시설 중심의 자산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호텔 등 운영형 부동산(operational real estate)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제주라는 관광 특화 지역에 프리미엄 리조트를 편입함으로써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현금흐름 안정성을 동시에 노린다는 평가다.
한 호텔 업계 관계자는 “제주 관광이 바닥을 찍고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며 “금리 하락 국면에서 호텔 자산 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까지 감안한 선제적 투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