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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거위 내쫓는다" 과천시 매년 500억 세수 경마공원 이전

    입력 : 2026.02.19 15:39 | 수정 : 2026.02.19 17:35

    과천 황금알 거위 가르기?
    핵심 공공기관 사라진다
    年 500억 세수 ‘증발’ 우려

    [땅집고] 7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공원에서 경마공원이전반대비상대책위원회가 연 과천 사수 범시민 총궐기 대회에 참가한 과천 시민과 마사회 직원 등이 정부가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경마공원이전반대비대위

    [땅집고] 주말이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산책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던 경기 과천시 중앙공원의 분위기는 이 날만큼은 엄동설한의 날씨를 방불케 했다. 정부의 1·29 주택공급 대책을 둘러싸고 핵심 부지로 지목된 과천 경마공원(렛츠런파크) 이전 계획에 대해 과천 시민들과 한국 마사회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지난 7일 직접 거리로 나선 것.

    주택 9800가구 공급이라는 명분과 달리, 지역에서는 “과천 재정을 떠받쳐 온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스스로 내주라는 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관련기사 : "경마장·방첩사 쫓아내고 아파트 9800가구 짓겠다" 과천은 벌써 반발

    ◇ 과천, 연 500억 세수 증발 위기

    과천 경마장은 단순한 여가시설을 넘어 과천시 재정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는다. 과천시가 한국마사회로부터 거둬들이는 세수는 연간 약 500억원. 과천시 전체 예산이 약 4900억원인데, 이 중 10% 수준에 달한다. 단일 시설이 지방자치단체 예산의 십분의 일을 책임지는 사례는 드물다.

    과천 경마장이 만들어내는 세수는 단순한 재산세가 아니다. 경마 운영에 따른 각종 세금과 부담금이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다. 반면 아파트는 입주 이후 재산세·취득세 중심의 제한적 세수에 그친다. 공급 초기에는 기반시설 조성 비용과 행정 부담이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과천시에 따르면, 마사회는 지난 4년 (2022년~2025년)동안 과천시에 연평균 496억원의 세금을 냈다. 지방세에 더해 마사회가 경기도에 내는 레저세의 3%인 60억~70억원가량이 추가로 과천시에 들어온다. 올해 과천시가 마사회에서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세금은 모두 508억원. 과천시 올해 예산 4917억원의 10%를 넘는다. 경마장이 이전할 경우, 유동 인구 감소에 따른 상권 위축도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규모 주택 단지 조성으로 지방소득세, 재산세 등 거주자들이 내는 각종 세금이 새로 들어오는 점을 감안해도 이득보다는 손실이 크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특히 경마장 이전과 함께 한국마사회 본사 이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과천시는 경마장과 핵심 공공기관을 동시에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떠안게 됐다.

    [땅집고] 7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공원에서 경마공원이전반대비상대책위원회가 연 과천 사수 범시민 총궐기 대회에 참가한 과천 시민과 마사회 직원 등이 정부가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대해 삭발식을 진행하는 등 강한 반대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경마공원이전반대비대위

    ◇ 과거에도 반복된 갈등…“또 과천이 희생양이냐”

    과천이 주택공급 논의의 중심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0년 ‘8·4 주택공급 대책’에서도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에 약 4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나왔지만, 과천시와 주민 반발로 전면 철회됐다. 이후 정부는 과천지구와 인근 유휴부지를 활용해 약 4300가구를 공급하는 방향으로 수정한 바 있다.

    현재도 과천지구(약 1만 가구), 주암지구(약 6000가구) 등 총 2만6000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이 이미 계획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마장 일대까지 추가 개발 대상으로 거론되자, 지역사회에서는 “과천이 수도권 주택공급의 완충지 역할을 떠맡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도시정책 전문가는 “주택공급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해당 도시가 감당해야 할 재정 손실과 기능 약화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경마장 이전을 추진하려면 과천시가 잃게 될 세수와 행정 부담을 어떻게 보완할지에 대한 명확한 대안이 선행돼야 정책 수용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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