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2.19 06:00
우리금융, 은행 부진 속 증권·보험부문 성장이 과제
[땅집고] 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 보험사를 인수하면서 종합금융그룹 외형을 갖췄으나, 내실 면에서는 여전히 다른 금융그룹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연임에 성공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새 임기 내 종합금융사 경쟁력을 높이는 과제를 안았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6일 2025년 연간 당기순이익 3조141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4년 3조859억원 대비 약 550억원(1.8%) 늘어 소폭 성장했다. 다만 4분기 순이익은 3453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4263억원) 대비 19% 급감했다.
다른 금융그룹과 격차는 더욱 뚜렷해졌다. KB금융그룹(5조8430억원)과 순이익 차이는 2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1.9배 차이다.
◇ 우리은행,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역성장
그룹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은행의 실적 부진이 뼈아프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6066억원으로 전년(3조373억원)보다 4307억원(14.2%) 감소했다.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2조원대 실적이다.
우리은행 순영업이익은 2024년 8조 6370억원에서 2025년 8조9771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자이익 7조8165억원, 비이자이익 1조1606억원으로, 직전 연도 대비 각각 3.3%, 8.3% 증가했다. 특히 이자이익이 17조9616억원으로 전년(19조5507억원) 대비 줄었지만 같은 기간 이자비용이 11조9844억원에서 10조1451억원으로 크게 감소해 순이익은 크게 늘었다. 저원가성 예금 잔액은 133조7830억원으로 전년(124조3343억원)보다 증가했고 전체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5%에서 38.0%로 높아진 결과다.
다만 판매관리비(4조2940억원)와 충당금적립액(1조1460억원)이 늘어나면서 전체 실적을 누르는 효과가 났다. 은행 채널 최적화 등을 위한 비용이 증가했고, LTV 담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515억원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일시적인 비용이라는 점에서는 향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은행의 최대 수익원인 대출 구조를 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는 현재로서 전망이 밝지는 않다. 원화대출 기준 기업과 가계 비중을 6대 4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으나, 기업대출은 2024년 말 186조원에서 2025년 180조원까지 줄었다. 반면 가계대출은 144조원에서 150조원까지 증가했다.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목표로 세웠던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당초 포부와 달리 2025년 초 기업대출 목표치를 ‘유지’ 수준으로 잡았다. 특히 중소기업 대상 대출은 133조원에서 125조원까지 크게 줄었다.
다만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업대출 부문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부동산업 여신 규모가 2024년 말 50조5835억원에서 작년 3분기 말 44조858억원으로 약 6조5000억원가량 줄었다”며 “전체적인 수치는 줄었지만, 균형 잡힌 전략을 통해 임대업에서 선제적으로 감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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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보험과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이익 기여도를 높이며 은행의 부진을 일정 부분 보완했다. 그룹의 비이자이익은 1조9270억원을 기록했다. 동양생명, ABL생명을 인수하며 종합금융그룹의 외형을 완성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유가증권·외환·보험 관련 손익이 고르게 성장하며 2024년 대비 약 25% 상승했다. 수수료 이익은 2조1605억원으로 3.6% 늘었다.
실적뿐만 아니라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숙제를 남겼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비과세 배당을 고려하면39.8%다. 50% 수준을 바라보는 경쟁 지주사들에 비하면 가장 낮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12.9%까지 끌어올리며 환원 여력을 확보한 만큼, 올해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위한 전향적인 환원책 확대가 시급하다.
◇ 비은행 부문은 질적 성장이 과제
임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우리금융의 올해 목표는 종합금융사로서 질적 성장을 꾀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은행의 부진을 보완했던 증권과 보험 부문이 실적 방어를 넘어 그룹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평가한다.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사 체제로 출범하면서 우리자산신탁·우리자산운용·우리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했다. 이후 2020년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금융저축은행 인수, 2022년 우리금융F&I 출범으로 몸집을 불렸다. 2024년에는 우리투자증권 출범으로 증권업에 재진출했고, 2025년 7월 동양생명·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해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이 중 우리투자증권의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이 최우선 목표다. 지난해 3월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획득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투자증권은 5년 내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투자사 자격 확보, 10년 뒤 자기자본 5조원 이상 초대형 IB 도약을 목표로 세웠다. 현재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2000억원에 그치며 시장에 아직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룹 차원에서 유상증자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 곽성민 우리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증권 부분은 자체 육성이라고 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초대형 IB 종투사로 달성하기 위해서 단계적인 유상증자 추진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