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2.19 06:00
[탈 대치, ‘광진구 남쪽’이 뜬다] ②
대치동·자사고 대비 내신 관리 용이
배후 수요지 넓고, 개발 호재 넘쳐
‘탈대치’ 수요와 광남학군 맞아떨어져
대치동·자사고 대비 내신 관리 용이
배후 수요지 넓고, 개발 호재 넘쳐
‘탈대치’ 수요와 광남학군 맞아떨어져
[땅집고] 서울 광진구 광장동은 1990년대와 그 이전에 조성된 택지지구입니다. 아파트 밀집 지역이면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중산층이 모여 살던 동네였습니다. 생활 수준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곳에서는 교육 수요가 자연스럽게 커집니다. 광장동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좋은 초·중·고가 자리 잡고 학원가가 따라붙으며 “한번 정착하면 대학 갈 때까지 큰 이동 없이 사는” 전형적인 학군지의 생활 패턴이 형성됐습니다.
◇아파트 이전 광장동…‘부자 동네’ 기억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밀집 개발되기 전, 이 일대에는 워커힐아파트·극동아파트·삼성아파트 정도가 눈에 띄었고, 나머지는 단독주택이 주를 이뤘습니다. 어린이대공원 인근과 광장초교 주변—지금은 신축 빌라가 많은 자리—에는 마당 딸린 2층 주택이 즐비했습니다. 당시엔 각 그랜저가 흔할 정도로 ‘부자 동네’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도 분명합니다. 방학마다 스키장에 가는 집, 학기 중에도 수영장을 다녀온 뒤 등교하는 아이들, 아버지를 따라 해외 안식년을 다녀와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던 친구들. 사업가·고위 공무원·의사·교수 등 전문직 가정이 많은 분위기가 동네의 기본 표정처럼 자리했습니다.
고가의 브랜드 운동화와 체육복을 입은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1970년대생인 필자가 타 구에서 이사 왔을 때 느낀 문화적 충격이 컸던 이유입니다. 생활 기반이 탄탄하고 교육 투자 여력이 있는 지역은 학구열이 높아지기 좋은 조건을 갖춥니다. 그때도 특목고(과학고·대원외고·한영외고 등) 대비 학원이 활발했고, 고등 과정 수학 선행과 밤늦은 독서실 문화가 흔했습니다.
광장동과 구의3동은 25평형이 드물고 33평형 위주 아파트가 많습니다. 현대홈타운·프라임·힐스테이트 등 이름은 다양하지만, ‘현대아파트’가 14차까지 이어지는 전형적인 현대건설 단지 밀집지입니다. 예전엔 “무너져도 현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현대 단지의 선호가 높았고, 이런 브랜드·단지 프리미엄은 주거 안정성과 학군 수요를 함께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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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의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는 ‘사원조합 아파트’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대기업 직원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노동조합·직장주택조합 형태로 토지를 매입하고 시공사를 선정해 아파트를 공급하던 방식이 크게 유행했습니다. 조합원 우선 공급 구조였고,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주택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 구조는 단순히 주택 공급 방식의 차이를 넘어, 지역의 인구 구성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대기업 근무자·고학력 직장인이 다수 유입되면서 중산층 주거지로 성격이 굳어졌고, 교육 수요가 자연스럽게 ‘밀도’ 있게 쌓였습니다. 명일동이 유사한 배경에서 학군이 성장한 사례로 종종 비교됩니다.
◇초·중·고 교육환경: 왜 학부모들이 몰릴까
광장동·광남학군 교육 수요는 유치원 단계부터 강하게 나타납니다. 한때는 유치원 추첨이 ‘전쟁’에 가깝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추첨이 같은 시간대에 진행되다 보니, 가족들이 여러 곳에 나눠 접수하고 대기하는 풍경이 생기곤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어린이회관유치원, 이화유치원, 프라임유치원, 광남유치원 등이 자주 언급됩니다. 현재는 현장 추첨이 대신 자동 추첨 방식으로 바뀌었지만, 인기 유치원 경쟁률은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 영유(영어유치원) 수요도 많으며, 다리를 건너 다른 지역으로 통원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초등 단계에서는 경복초·성동초·세종초 등 인근 학교가 사립초 수요와 함께 거론되고, 한양초에 대한 선호도도 높습니다. 다만 공립인 광남초·양진초, 중학교인 광남중·양진중도 교육 만족도가 높아 학부모 수요가 두텁습니다. 그 결과 과밀학급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변에 선화예중·고(예술), 대원중(국제중), 대원외고(외고 명문) 등이 위치해 통학 편의가 크다는 점도 선호 요인입니다. 필자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광장중·광남고 중심이었지만, 광남초(1990)·광남중(1993) 신설과 함께 현대아파트 시리즈 입주가 늘면서 학군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후 학생 수 증가로 과밀이 심해지자 양진초(2005), 양진중(2006)도 신설되었습니다.
즉, 이 지역 학군은 “원래 교육열이 높았다”는 인상만으로 설명되기보다는, 주거 구조(중대형 평형·직장조합) → 인구 구성(중산층·고학력 직장인) → 교육 수요 밀집 → 학교 신설과 학원가 확장이라는 흐름으로 이해하시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학원가는 어디에, 어떻게 구성돼 있나
광남학군 학원가는 올림픽대교 북단 사거리를 중심으로 십자 형태로 밀집해 있습니다. 신축 건물이 늘면서 구의역 방향으로 확산되는 흐름도 보입니다. 최근에는 잠실·대치권으로 ‘라이딩 통학’을 하는 수요도 늘었습니다. 학원가 내부에서는 “상위권 학생 일부가 강남권으로 빠져 예전 같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내신 비중이 커지는 입시 환경과 함께 ‘탈대치’ 흐름이 거론되며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학부모 입장에서 이 지역의 강점은 몇 가지로 정리됩니다. 대치동이나 일부 자사고 대비 상대적으로 내신 관리가 용이하다고 체감하시는 가정이 많고, 학구열이 높은 과밀 환경이어서 학습 분위기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또한 올림픽대로와 삼전동을 거쳐 대치동까지 이동이 가능한 동선 덕분에, 상위권 프로그램이 필요하실 경우 강남권 학원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도 ‘안전장치’로 작동합니다.
◇이사 배후 수요가 탄탄한 네 가지 이유
광남학군으로 이사 수요가 꾸준한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됩니다.
배후 수요지가 넓습니다. 구리·남양주·중랑구·자양동 등 인근 지역에서 학군 이사를 고민하실 때, 강남·잠실로 곧바로 진입하기 어렵거나 비용 부담이 크면 대안지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변역 일대가 광역 환승 거점이라는 점도 “서울 진입의 첫 선택지”로 떠올리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교육이 동시에 편리한 입지입니다. 강변역, 5호선 광나루역이 가까워 교통 접근성이 좋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전업주부 비율이 높았다면, 최근에는 맞벌이 비중이 높아진 만큼 방과 후 아이 동선의 ‘안전·효율’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학원가가 단지 교육을 넘어 일정 부분 돌봄(보육) 기능까지 수행한다는 점이 수요를 지탱합니다.
유해시설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학군 내 PC방은 3곳(넓게 잡아도 5곳)에 불과한 반면, 스터디 카페는 약 20여 곳 이상입니다. “학습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상권 구성”을 선호하시는 학부모에게는 체감 만족도가 큰 요소가 됩니다.
개발 호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서울터미널 개발(신세계 프로젝트), 광진구청 이전, 구의역 KT 부지 개발(호텔·쇼핑시설 등), 인근 부지(동서울우편집중국·군부대 부지 등) 개발 계획이 거론됩니다. 개발은 언제나 변수(기간·규모·교통 혼잡)를 동반하지만, 학군 수요가 강한 지역에서는 장기적으로 주거 선호를 유지하는 재료로 작동하기 쉽습니다.
◇‘탈대치’ 흐름과 광남학군 위치
최근 입시 전문가들과 언론에서 ‘탈대치’라는 말을 자주 꺼내는 이유는, 경쟁 과열과 높은 주거비, 그리고 내신의 중요성이 커진 입시 환경 속에서 “대치동에서 중상위권으로 머무는 것보다, 안정적 학군에서 최상위권을 노리는 편이 유리하다”는 전략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장동·광남학군은 이 흐름 속에서 독특한 포지션을 갖습니다. 학구열이 유지되는 과밀 환경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대치동이나 일부 자사고 트랙보다 내신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 가혹하다고 느끼는’ 수요가 있습니다. 동시에 근거리 학원가로 기본을 다지고, 필요하실 경우 대치동 라이딩이 가능한 교통 조건, 그리고 스터디 카페 등 자율학습 인프라까지 한 번에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정리됩니다.
그래서 방학마다 이사 수요가 몰리는 전형적인 학군지 패턴이 지금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연어 현상’입니다. 결혼 후 자녀 교육을 위해 다시 이 동네로 돌아오시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필자 역시 그중 한 명이며, 동창들을 동네에서 마주치는 일이 흔합니다. 학군이 단기 트렌드가 아니라 세대 단위로 재생산되는 생활권이 된 셈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광남학군 내 아파트 이야기’, 즉 실제 이사를 고려하실 때 어떤 단지를 어떻게 보셔야 하는지—평형, 연식, 단지별 학원 접근성, 통학 동선, 생활 상권까지—를 중심으로 더 깊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글=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 정리=김나영 기자
※월천재테크 이주현 박사(필명: 월천대사)는 『나는 부동산으로 아이 학비 번다』의 저자로 부동산 전문가로 활동하며 각종 재테크쇼와 강연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풍부한 현장 투자 경험과 학문적 전문성을 겸비한 부동산·재테크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