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2.14 06:00
월천대사의 부동산 인사이트
[‘강북의 목동’ 중계동 학원가 분석 ①]
600개 학원이 만든 강북 최대 학원가
‘교육 목적 전세’가 만든 집값 방어선
[‘강북의 목동’ 중계동 학원가 분석 ①]
600개 학원이 만든 강북 최대 학원가
‘교육 목적 전세’가 만든 집값 방어선
[땅집고] 서울의 대표적 학군(學群)지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곳은 바로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학원가입니다. 이 지역은 ‘강북 교육 특구’라는 칭호를 수십 년간 지켜온 곳으로, 교육열·입시 경쟁·학원 인프라가 조밀하게 결합된 대표적인 공교육·사교육 복합지입니다.
그런데 최근 중계동 아파트 시장은 묘한 간극을 보이고 있습니다. 학군 수요는 여전히 뜨겁고 전셋값은 서울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데, 정작 매매 가격은 다른 학군지처럼 폭발적 상승을 보이지 않았는다는 점입니다. 학군 프리미엄은 견고하지만, 단지 노후화와 재건축 지연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매매가의 발목을 잡는 이중 구조가 형성된 것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학군 프리미엄’의 힘과 ‘노후 단지’라는 제약이 중계동에서 어떻게 충돌하고 있는지, 그리고 최근 발표된 노원구 재건축 지구 단위 계획이 이 지역의 주거·교육 생태계를 어떻게 바꿀지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600여 학원 몰린 ‘은행사거리’의 힘
중계동 학원가의 심장부인 은행사거리는 중계·하계 일대를 연결하는 상업 중심지로, 사거리 전후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빽빽하게 둘러싸고 있습니다. ‘학주근접(學住近接)’이 거의 완벽하게 구현된 공간으로, 학생들이 도보 이동만으로 학원·학교·서점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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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사거리 주변에는 유치원·초중등 학원부터 대형 재수 학원, 입시 컨설팅 전문 업체까지 약 600여 곳이 집적되어 있습니다. 특히 중계동에서 출발해 전국구로 성장한 학원 브랜드도 다수일 만큼, 지역은 이미 하나의 교육 산업 생태계를 형성했습니다. 학원가에 대형 서점이 4곳(노원문고·북뱅크·그랜드문고·현대서점)이 자리한 것도 독특한데, 이처럼 학습 자료·문제집·참고서 소비가 일상화된 지역은 서울에서도 드뭅니다.
학원가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 합니다.
1. 임대료가 지나치게 높지 않을 것
2. 학원차량·픽업을 소화할 도로·주차 환경이 있을 것
3. 풍부한 배후 학생 수요가 지속될 것
중계동은 이 조건을 완벽히 충족합니다. 노원구 자체 학생 인구가 많고, 도봉구・강북구와 의정부·별내·다산신도시 등 서울・경기 동북부에서 유입되는 ‘원정 수강생’까지 흡수해 지속 가능한 거대 수요층을 확보했습니다. 이 안정적인 소비 기반이 중계동 학원가가 수십 년간 흔들리지 않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2028 대입 제도 변화와 ‘전통 학원가’의 부활
2028학년도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대입 제도는 중계동 같은 전통 학원가에 우호적인 변화를 예고합니다.
핵심은 △내신 절대평가(5등급제), △전 과목 고른 학업 성취도 평가 강화 입니다. 이 제도는 자연스럽게 ‘공교육 기반이 안정되고, 내신 관리가 쉬운 명문 일반고’의 가치를 크게 끌어올립니다. 즉, 과거 특목·자사고로 빠져나가던 우수 학생들이 다시 일반고로 회귀하는 흐름을 만들 가능성이 큽니다.
이 변화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는 곳 역시 대치·목동·중계동 같은 대형 학원가입니다. 최근 학원가에서는 ‘2028 입시 컨설팅’ 설명회가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병훈 소장 설명회는 신청 오픈 즉시 마감, 윤여정 선생님 설명회는 교회 본당 규모에서 만석 같은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치동 브랜드 학원들은 이미 중계동에 공격적으로 진출했고, 고등관 외에 중등·초등관까지 확장하며 체제를 강화하는 흐름이 뚜렷합니다.
◇명문 일반고 + 학원가 결합으로 시너지
중계동이 강북 최강 학군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단지 학원 수가 많기 때문이 아닙니다. 학원 인프라를 중심으로 명문 일반고들이 촘촘히 배치된 구조가 시너지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학교는 서라벌고(문과 중심), 대진고(이과 중심), 대진여고(이과 중심), 재현고(문이과 균형), 영신여고(문과 중심) 등입니다. 외고로는 대일외고와 서울외고도 있습니다.
이들은 매년 서울 주요 대학과 의·약학 계열에 꾸준히 합격생을 배출하며 지역 내 학습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교육 엔진’ 역할을 합니다.
이 구조의 특징은 ‘학교-학원 맞춤 연계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고교의 내신 시험 난도가 높아지는 순간, 인근 학원에서는 △해당 학교 기출 경향을 반영한 내신 대비반 개설, △반별 개념정리·서술형 대비 프로그램 운영이 즉시 이루어집니다. 이 시스템 덕분에 학생은 내신·수능 두 마리 토끼를 잡고, 학부모는 특목고를 택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뢰를 얻습니다. 지역은 우수 학생이 빠져나가지 않는 구조가 형성됩니다.
중계동 학군의 경쟁력이 제도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초등 학군 역시 을지·불암 등 명성이 높고, 초등 1학년 4~6개였던 반이 고학년이 되면 12~13개까지 늘어날 정도로 학생 증가가 역피라미드 구조를 보이고 있어, 학군 안정성은 이미 수요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교육 블랙홀’ 중계동… 전세가 강한 이유
중계동은 자체 학군 수요만으로도 강력하지만, 더 큰 특징은 외부 우수 학생을 빨아들이는 흡입력입니다.
△노원구 전체 △도봉·강북 △경기 의정부·별내·다산 △서울 외곽 신축 위주 지역에서 명문 학군 진입을 위해 전세·월세로 유입되는 순수 교육 목적 임차 수요가 꾸준합니다. 이 때문에 중계동 전세가는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으로 견조하며, 학군 프리미엄 → 안정적 임차 수요 → 전세가 강세라는 구조가 반복됩니다. /글=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 정리=김나영 기자
※월천재테크 이주현 박사(필명: 월천대사)는 『나는 부동산으로 아이 학비 번다』의 저자이자, 언론사 부동산 전문가로 활동하며 각종 재테크쇼와 강연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풍부한 현장 투자 경험과 학문적 전문성을 겸비한 부동산·재테크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