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2.16 06:00
['강북의 목동' 중계동 학원가 분석③]
'2025 지구단위계획' 공개 재건축 빅뱅
고밀·고층 개발과 복합정비구역 도입
'2025 지구단위계획' 공개 재건축 빅뱅
고밀·고층 개발과 복합정비구역 도입
[땅집고] 강북의 ‘대치동’으로 불려온 중계동 학원가는 오랫동안 견고한 학군 경쟁력을 유지해 왔지만, 동시에 아파트 노후화와 재건축 사업성 부족이라는 구조적 부담을 안고 있었습니다. 이 지역의 주거지는 1980~1990년대 구축 단지가 집중돼 있어, 현행 규제 체계에서는 단지별로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경제성 부족’으로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상계주공 8단지(포레나 노원)처럼 일부 사례만 진척됐을 뿐 대부분은 답보 상태였던 이유입니다.
그런데 서울시와 노원구가 2025년 상계(1·2단계)·중계·중계2 택지개발지구를 포괄하는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을 공개하면서 상황이 분기점을 맞고 있습니다. 지구단위계획은 도시의 토지이용·건축·교통·환경을 종합적으로 설계하는 최고 수준의 도시계획 틀로, 이 계획이 바뀌면 지역의 개발 가능성 자체가 새롭게 정의됩니다. 새롭게 제시된 구상대로 재정비가 진행될 경우 현재 7만6000가구 규모 주거지가 약 10만3000가구까지 늘어나는 대규모 도시 재편이 가능해집니다. 이는 단순한 재건축을 넘어 ‘신도시급’ 인구 구조 변화를 의미합니다.
◇노원구 ‘2025 지구단위계획’의 비전
노원구 정비 전략의 출발점이 된 이번 ‘2025 지구단위계획’의 핵심은 상계·중계 일대 주요 단지와 역세권을 하나의 큰 틀인 ‘복합 정비 구역’으로 묶는 것입니다. 복합 정비 구역은 기존의 개별 단지 재건축과 달리, 큰 구역 단위에서 토지 용도를 상향하고(예: 주거 → 준주거), 용적률을 크게 늘릴 수 있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이 적용되면 용적률은 최대 400%까지 확대되고, 건물 높이도 최고 180m(약 60층)까지 가능해집니다.
또한 단지 내부에 업무·상업·문화 시설 같은 비주거 기능을 10% 이상 의무적으로 포함해야 해, 단순 주거 지역이 아닌 ‘생활·일자리·문화가 결합된 복합 도시’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 방향입니다. 이는 서울 동북권에서 부재했던 자족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효과를 갖습니다.
이 계획은 오래된 아파트를 새 단지로 교체하는 수준을 넘어, 노원구의 도시 정체성을 ‘베드타운’에서 ‘동북권 핵심 중심지’로 변화시키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습니다. 그동안 노원구는 역세권임에도 불구하고 신축 공급 부족으로 가격 상승의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는데, 이번 재편은 해당 한계를 근본적으로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노원구 재건축이 ‘빅뱅’인 이유
노원구 재건축이 ‘빅뱅’에 비유되는 이유는 단순히 규모가 크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현재 노원구 아파트의 약 60%가 준공 30년을 넘었는데, 이는 통상 재건축 가능 연한에 도달한 상태입니다. 이 말은 곧 여러 단지를 개별적으로 고쳐 짓는 수준이 아니라, 도시 전체가 1세대 업그레이드되는 ‘주거 자산의 총체적 교체’가 시작된다는 의미와 가깝습니다.
특히 이번 정비안은 과거 재건축 방식과 전혀 다른 관점을 도입했습니다. 기존 방식이 ‘대지지분이 얼마나 되는가’, ‘용적률이 얼마나 남아 있는가’와 같은 계산 중심이었다면, 복합정비구역 체계에서는 용도지역 상향을 통한 고층·고밀 개발 가능성, 비주거 의무 비율, 역세권 기능 배치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쉽게 말해, 개인 단지 숫자 싸움이 아니라 ‘도시 전체 기능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도시 전략이 중심이 되는 것입니다.
교육 환경 역시 같은 맥락에서 재해석이 필요합니다. 중계동 학원가는 이미 수십 년간 브랜드가 형성된 학군지이지만, 신축 아파트가 거의 없다는 점이 최대의 구조적 약점이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학군과 신축이 결합될 때 가격·수요가 가장 강하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재건축을 통해 대규모 신축과 자족형 상권·업무시설이 결합되면 중계동은 ‘학군+신축+복합 인프라’라는 강북 최상위 패키지를 완성할 가능성이 큽니다. 강남 3구의 높은 가격 장벽을 넘기 어려운 실수요자에게도 중계동이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는 것입니다.
역세권별 역할도 분명하게 구분됩니다. 노원역은 바이오·메디컬 산업을 지원하는 업무 중심지로 재편되며, 동북선 개통이 예정된 은행사거리역은 교육 특화 기능을 집중한 학원 중심 거점으로 설정됩니다. 하계역은 기존 여가 시설과 연계해 문화·상업 기능을 확대하는 형태로, 마들역은 문화·복지 중심의 생활 거점으로 계획돼 있습니다. 이처럼 각 역세권에 특화 기능을 부여하는 방식은 도시 전체의 균형 발전과 ‘하루 생활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도시계획 기법입니다.
결국 복합 정비 구역 도입과 지구 단위 계획 개편은 노원구 전역의 도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이 변화는 학군·신축·자족 기능이 결합된 새로운 동북권 중심 도시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글=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 정리=김나영 기자
※월천재테크 이주현 박사(필명: 월천대사)는 『나는 부동산으로 아이 학비 번다』의 저자이자, 언론사 부동산 전문가로 활동하며 각종 재테크쇼와 강연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풍부한 현장 투자 경험과 학문적 전문성을 겸비한 부동산·재테크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