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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이젠 망했다" 대통령發 부동산 폭락론, 설 이후 집값 어디로?

    입력 : 2026.02.14 06:01

    다시 불 붙은 폭락론-폭등론 논쟁
    대통령의 정책의지, 매물 급증으로 강남 집값 종쳤다는 폭락론
    수출과 기업이익은 단군 이래 최대 호황, 주가폭등후 집값 상승론도

    [땅집고]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현재 예정된 일몰 기한인 올해 5월9일 예정대로 종료한다는 방침을 확정한 12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양도세 중과 유예종료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뉴시스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향한 매물 출회 압박을 이어가면서 집값 향방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이 다주택자는 물론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도 고강도 세금 규제 메시지를 내면서 일각에선 “이번엔 정말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 유튜버들은 벌써 “강남아파트 망했다”, “집값 붕괴 신호탄 터졌다”, “초급매 속출, 대폭락이 시작됐다”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집값 폭락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다주택자 규제를 강조하는 대통령의 발언이 잇따르면서 최근 시장 분위기는 2020년과 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0년 문재인 정부가 6·17 대책과 7·10 대책을 연이어 내놓았을 당시에도 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취득세·양도세·종합부동산세 중과와 대출 규제 강화가 동시에 시행됐고 다주택자 매출의 증가, 주택매수세 약화 등으로 집값이 급락할 것이라는 ‘집값 폭락론’ 이 일부 유튜버를 통해 확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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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당시 흐름은 예상과 정반대였다. 6·17 대책 발표 직후 매물이 일시적으로 늘고 가격이 주춤하는 듯했지만, 불과 20여 일 만에 시장은 다시 달아올랐다. 정부는 7월 10일 보유세·취득세를 대폭 강화하는 추가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거래는 급감했고, 매물은 오히려 잠겼다.

    전세난이 확산하는 가운데 30·40세대의 이른바 ‘패닉 바잉’이 이어지면서 서울 집값은 사상 최악의 폭등세로 돌아섰다. 규제가 수요를 억누르기는커녕 매물 감소와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부 유튜브 전문가들은 “2020년 서울 아파트 폭등직전의 상황이 지금과 겹친다”면서 “지금은 집을 사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폭등론과 폭락론이 교차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아직 시장의 향방을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진단한다.

    ◇일단 매물 급증, 일부 급매 등장

    이번에도 초반 시장 반응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강남 핵심 지역에서 수억원 낮춘 급매물이 등장했고, 일부 단지에서는 하락 거래가 확인됐다. 서울에서 최고가 단지로 꼽히는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 현대’에서는 직전 거래보다 호가를 36억원 낮춘 매물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매물 흐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는 평가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정부가 보완책을 내놓은 뒤 서울 아파트 매매 물량이 단기간에 1300건 이상 늘었다는 집계가 나왔다. 정부는 오는 5월 9일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종료하되, 해당일 이전 계약분까지는 중과를 배제하고 조정대상지역 잔금 기한을 연장했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에 대해서도 일정 기간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기로 하면서 ‘전세 낀 매물’의 거래 퇴로를 열어둔 것이다.

    ◇정부 공식 통계는 여전히 상승세

    한국부동산원이 2월 둘째주(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은 0.09% 상승, 전세가격은 0.08% 상승을 기록했다. 수도권(0.14%), 서울(0.22%), 지방(0.03%)이 모두 상승했다. 다만 서울의 상승세는 전주 0.27%에서 0.22%로 소폭 낮아졌다. 성북구(0.39%), 성동구(0.34%)는 강세였다. 송파는 0.18%에서 0.09%로, 서초는 0.21%에서 0.13%로 낮아졌다. 강남은 0.07%에서 0.02%로 축소되며 사실상 보합에 가까운 흐름을 보였다. 마포는 0.26%에서 0.28%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강남권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아직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

    ◇3월 이사철 전후 거래 늘 것…미국발 금리인하. 주가 폭등이 변수

    시장에서는 단기 매물 증가 가능성이 거론된다. 3월 이사철을 전후해 거래가 늘고, 5월 9일 이전 계약 체결을 통해 중과를 피하려는 매도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자 매물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급매물 중심의 가격 조정이 일어나 매매가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로서는 집값 향방을 속단할 수 없다. 2020년 문재인 대통령의 세금 규제 폭탄에도 집값이 폭등했던 근본원인은 금리와 유동성 폭탄이었다. 2020년 당시 기준금리는 0.5%까지 낮아진 초저금리 수준이었다.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았고 시중 유동성도 확대 국면이었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위한 미국발 저금리와 과잉유동성으로 전세계의 집값이 치솟았다. 문재인 정부는 과잉유동성과 저금리라는 근본적 변화를 무시하고 투기 억제책만 고집하다 ‘거짓말쟁이 정부’로 전락했다.

    반면 현재는 기준금리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가계부채 관리 기조도 강화된 상태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여전하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대로 미국의 금리가 급격하게 낮아질 경우 2020년과 같은 저금리가 도래할 가능성도 있다.

    ◇사상 최고치 주가와 수출실적이 집값 자극 가능성

    이재명 정부가 치적으로 내세우는 주식 시장의 활성화가 집값 안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주식 수익금이 서울 아파트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부동산에 묶인 자금을 증시로 돌리겠다는 ‘머니무브’를 강조하고 있지만, 자산시장 간 자금 이동은 정책 의도와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가 급등 이후 부동산 가격이 뒤따라 오르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2020년 이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코스피 지수를 약 두 달가량 후행하는 흐름을 보였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원화 가치 약세 우려와 실물자산 선호 심리가 겹칠 경우, 서울 핵심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내수 침체론을 들어 집값 상승에 부정적인 전망을 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적어도 수출과 기업수익만 놓고 보면 한국은 단군이래 최대 호황이다. AI발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수출과 기업이익이 사상 최고치 기록을 거의 매일 갈아치우면서 주가가 폭등하는 상황에서 집값이 오르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집값이 급등하는 나라는 한국과 대만인데, 두 나라 모두 반도체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단기적으로는 매물 증가와 급매물 거래로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전세 수급과 금리, 대출 규제 등 여러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는 만큼 이를 단순한 하락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5월 중과 재개 이후 매물 흐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전세 시장이 안정될지 여부를 함께 봐야 한다”며 “시장 전반의 방향성은 수급과 자금 여건이 어떻게 맞물리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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