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2.17 06:00
OK금융그룹 대부업으로 사세 키워
"10년 내 대부업 철수" 약속 어기다 적발
2025년 금감원 중징계 이후 대부업 정리
"10년 내 대부업 철수" 약속 어기다 적발
2025년 금감원 중징계 이후 대부업 정리
[땅집고] “온갖 대부업체가 몰려있던 서울역 앞 ‘죽음의 탑’이 결국 한 브랜드로 통일됐네요!”
하루 유동인구가 30만명에 달하는 서울역 앞에는 ‘죽음의 탑’, ‘절망의 탑’이라는 이름으로 유명세를 탄 6층짜리 꼬마빌딩이 있다. 이 건물 층층마다 OK금융그룹이 운영하는 미즈사랑, 러시앤캐시 등 대부업체가 입점해있는 데서 붙은 별명이다.
☞관련기사: 서울역앞 '죽음의탑' 100억에 매물로나왔다
보통 급한 개인사정으로 현금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부업체를 찾는다. 현금을 빠르게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편리하지만, 높은 이자율 때문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더 큰 고통을 받거나 심각한 경우 채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빈번하다. 이 때문에 대부업체가 줄줄이 들어서있는 건물이 서울역 바로 앞에 자리잡고 있다 보니 ‘죽음의 탑’이란 부정적 별칭이 생겨난 것이다.
당초 이 건물에는 2·4층에 OK저축은행, 5층에 러시앤캐시, 6층에 미즈사랑이 각각 입점해있었다. 모두 OK금융그룹 산하 계열사다. 하지만 지난해 OK금융그룹이 대부업에서 철수하면서 러시앤캐시와 미즈사랑이 사라져, 올해 이 공간에 각각 OK캐피탈(5층)과 OK금융그룹(6층) 점포가 들어선 것이다. 각 층마다 검은색·노란색·빨간색으로 이뤄진 간판을 달아둬 전보다는 외관상 통일된 느낌이 난다.
OK금융그룹은 대부업으로 사세를 키운 기업으로 유명하다. 2014년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고 OK저축은행 출범에 나섰는데, 인수 당시 금융당국과 10년 안인 2024년까지 대부업에서 완전 철수하기로 약속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대부업자가 저축은행을 운영하게 될 경우 기존 대부자산을 정리하도록 하고 있다. 저축은행이 대부업체의 자금조달 창구로 전락할 것을 우려한 조치로 알려졌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이 이 인가 조건을 어기고 계열사를 통해 대부업을 이어온 사실이 지난해 적발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계열사 대부업체 정보를 일부 누락해 허위 자료를 제출하고, 경영공시에서도 해당 업체들의 정보를 빠뜨리기도 했다. 더불어 직원들이 고객 예적금을 마음대로 해지해 4억원 넘게 횡령한 사실도 확인됐다.
결국 2025년 초 OK금융그룹은 문제가 된 계열사들을 뒤늦게 폐업하고 대부업에서 완전 철수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8월 OK저축은행에 대해 기관경고와 함께 3억7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금융감독원 제재 종류에는 등록·인가 취소, 영업정지, 시정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이 있는데 이 중 기관경고부터 중징계로 통한다.
한편 서울역 앞 ‘죽음의 탑’은 2009년 준공한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 빌딩으로 현재 100억원에 매물로 나와있다. 대지면적이 96.5㎡인 점을 고려하면 3.3㎡(1평)당 땅값이 3억4000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전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전철역인 서울역 바로 앞 황금 입지인 점이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