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2.10 06:00
성창엽 대한임대주택사업자협회 회장
“집값 상승 동력, 핵심지 1주택
다주택자에게 화살 돌리는 것 부당”
“집값 상승 동력, 핵심지 1주택
다주택자에게 화살 돌리는 것 부당”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종료를 앞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와 관련해 연일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다주택자를 겨냥해 “마귀에게 양심을 빼앗긴 존재”라고 언급하는 등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통계상 다주택자 비중은 이미 크게 줄었고, 주택 가격 상승의 동력은 핵심지 1주택,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옮겨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다주택자 프레임을 꺼내드는 것이 과거 정책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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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지금 남아 있는 다주택자 상당수는 비아파트 임대주택을 보유한 공급자”라며 “투기성 다주택자와 임대 공급자를 구분하지 않는 접근은 임대차 시장에 부작용만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성 회장과의 일문일답.
―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어떻게 보고 있나.
“다주택자를 주택 가격 급등의 원흉으로 몰아가는 익숙한 장면이 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통계적으로 보면 다주택자 비율은 이미 상당히 줄었다. 전체 가구에서 다주택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정점을 찍고 꾸준히 줄어든 상태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이동한 것도 기정사실이다. 그럼에도 모든 문제를 다시 다주택자에게 돌리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접근이다.”
― 지금 남아 있는 다주택자들은 어떤 성격인가.
“강남에 여러 채를 보유한 투기성 다주택자는 상당수 사라졌다. 현재 남아 있는 다주택자의 대부분은 비아파트 주택을 보유하며 임대를 공급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대통령 발언이나 정책 방향을 보면 이런 구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 ‘다주택자 책임론’이 다시 등장한 배경은 뭐라고 보나.
“주택 가격 급등이라는 복잡한 문제를 가장 단순한 대상에게 전가하려는 정치적 접근이다. 하지만 지금 시장에서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것은 다주택자가 아니라 핵심 지역 1주택 수요에 가깝다. 타격점이 한참 빗나갔다.”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다.
“현행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문재인 정부에서 새로 만든 제도가 아니라, 2013년 말 폐지됐던 중과세제를 2017년 8·2 대책을 통해 다시 꺼내든 것이다. 정부는 2018년 4월부터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 양도세 중과를 재도입했고, 이후 세율 인상까지 겹치며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실효세율은 최대 82.5%까지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거래 위축과 매물 잠김 논란이 이어졌고 부동산 정책 실패의 상징으로 정치권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됐다.”
― 중과 유예 종료를 정상화 과정이라고 발언했는데.
“애초에 정상적인 과세 체계가 아니었다. 다주택자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며 세금을 그렇게 올렸는데 정말 집값이 잡혔나. 법 개정이 어려우니 시행령을 통해서라도 완화해 온 것이고 그 유예가 끝난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법으로 돌아가는 걸 정상화라고 부르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 비아파트 임대사업자는 중과 배제 대상 아닌가.
“일부는 배제되지만, 결국 부담은 보유세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등록 임대주택이 말소된 경우 양도세 중과는 피하더라도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는 받을 수 없다. 비아파트는 가격 상승 폭도 크지 않아 양도세 부담은 크지 않다. 문제는 팔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감당해야 하는 보유세 부담이다.”
― 그 결과 시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나.
“임대 중인 주택을 정리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임대차 계약이 걸려 있으면 팔지도 못한다. 결국 임대 공급이 줄고, 전세의 월세화는 더 빨라질 것이다. 이미 임대료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정책이 그 흐름을 더 자극하는 셈이다.”
― 비아파트 임대시장에 미칠 영향은.
“비아파트는 청약 기회를 포기하면서까지 보유하려는 주택이 아니라, 직장·학업·생활 여건 때문에 임대를 원하는 수요가 많은 주택이다. 이런 주택까지 다주택이라는 이유로 일괄 규제하면 부담은 결국 임차인에게 임대료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최근 건설임대 아닌 매입임대를 계속 허용할 지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는데.
“2020년 7·10 부동산 대책으로 아파트 매입임대와 단기임대는 신규 등록이 전면 금지되며 사실상 제도가 폐지됐다. 이후 전·월세 급등을 이유로 2025년 6월 단기임대 제도가 의무임대기간 6년으로 부활했지만, 등록 대상은 다세대·다가구·주거형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로 한정됐다.
이에 따라 2020년 7월 10일 이후 아파트 매입임대 등록은 현재까지도 불가능하며, 기존에 등록돼 있던 아파트 매입임대 물량도 임대의무기간 종료에 따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등록 말소가 진행 중이다.
대통령의 발언처럼 임대사업자 등록만으로 아파트를 무제한 매입할 수 있는 구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남은 대상은 비아파트 주택뿐이지만, 이마저도 공급자는 사라지고 수요는 얼어붙은 상황이다. 기존 비아파트 매입임대사업자들조차 등록 당시 없던 보증금 보증 가입 의무로 인해 수년째 등록 말소를 요구하는 실정이다.”
― 정책적으로 가장 필요한 전환점은 무엇인가.
“지금의 다주택을 ‘누군가의 주거 기회를 빼앗는 존재’로 보는 이분법적 시각부터 버려야 한다. 자가 주거 외 주택은 임대를 통해 공급되고, 누군가는 그 집에 거주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투기와 공급을 구분하는 정책 설계 없이는 같은 실패가 반복될 것이다.”/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