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2.08 06:00
[땅집고] 과거 국내 최대 규모 스포츠센터였던 대구시 ‘유성스포츠프라자’를 20층 높이 아파트로 개발하는 사업이 전면 무산됐다. 다음 달 토지와 건물 전체가 최초 감정가의 3분의 1토막 난 가격인 160억원대에 경매를 진행한다.
땅집고옥션(▶바로가기)에 따르면 오는 3월 6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유성스포츠프라자’가 최저입찰가 166억9452만원에 6 회차 경매를 진행한다. 지난해 2월까지만 해도 감정가인 437억여원에 첫 입찰을 받았는데 다섯 차례 연속 유찰되면서 37% 수준으로 낮아진 금액에 새 주인을 찾고 있는 것이다. 사건번호 2024타경111053.
‘유성스포츠프라자’는 대지 4361.6㎡(1319평)에 들어선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에 옥탑을 포함한 운동시설로 1998년 준공했다. 문을 열 당시 국내에서 가장 큰 스포츠센터로 인기를 끌었다. 수영장, 골프연습장, 헬스장, 볼링장 등 다양한 시설을 포함한데다 대구지역에서 중심 입지로 꼽히는 범어동에 있어 30년 넘게 지역 주민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스포츠센터 운영 자체가 어려워졌다. 사업주인 주식회사유성은 결국 준공 33년 만인 2021년 폐업을 결정하고 추가 개발 계획을 세웠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범어동 입지인 점을 고려해 건물을 철거하고 이 곳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기로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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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21년 9월 대구시로부터 지하 3층~지상 20층, 2개동, 총 128가구 아파트와 근린생활시설 10실을 건축하는 심의를 신청했고 2022년 5월 주택사업계획 승인까지 받아냈다. 사업 기간은 2022년 9월 착공해 2025년 1월 준공이 목표였으며 사업비로는 1조4249만원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 들어 전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문제가 터졌다. 지방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새아파트 공급량이 유독 많았던 대구시는 집값이 폭락 수준으로 떨어졌고, 분양에 나서는 단지마다 미분양이 터졌다. 이런 상황에서 ‘유성스포츠프라자’를 120가구에 못 미치는 소규모 아파트로 개발해봤자 미분양을 겪을 가능성이 컸던 셈이다. 결국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기존 건물 철거도 못한 상태로 통경매 절차를 밟게 됐다.
등기부등본상 주식회사유성이 가장 많은 채무를 진 대구은행의 요청으로 임의경매가 시작됐다. 청구 금액은 58억2670만원. 2010년 대구은행이 설정한 40억원 근저당권이 기준권리며 이후 모든 권리는 소멸한다. 임차인은 한 여행관광사와 개인 2명으로 조사됐지만 대항력이 없어 매수인이 인수해야 할 보증금이 없는 깨끗한 물건이다.
경매 전문가들은 이 물건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아직 대구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선뜻 입찰할 기업이나 투자자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대구시에 새아파트를 지어봤자 분양 흥행을 기대할 만한 시기가 아니라서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대구시 미분양 총 5962가구 중 이른바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이 3010가구로 적지 않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