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2.05 15:01
다주택자 악마화 논란 자초
청와대 참모 처분은 ‘개인 선택’
경기도지사 시절엔 승진취소 페널티
청와대 참모 처분은 ‘개인 선택’
경기도지사 시절엔 승진취소 페널티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를 향해 집을 팔라고 압박하며 ‘마귀’라는 거친 표현까지 사용한 가운데 청와대는 참모진의 다주택 보유 문제를 두고는 개인의 판단 사항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이중 잣대 논란이 나온다. 게다가 이 대통령이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다주택 공직자에게 승진 취소와 중징계까지 적용했던 전력과 대비되면서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4일 일부 청와대 참모진의 다주택 정리 움직임과 관련해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팔아라, 팔지 마라’ 식으로 말하지 않는다”며 “각자 판단해 정리했으면 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은 “다주택은 매각이나 증여 등의 방식으로 개인이 정리할 사안”이라며 “투기 목적이 아니라 이사 과정에서 전세를 주거나 업무를 보다가 다주택자가 된 경우 등 각자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입장은 이 대통령이 최근 다주택자를 향해 쏟아낸 강경한 메시지와는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공개 발언과 SNS를 통해 다주택을 투기와 동일시하는 표현을 사용하며 집을 팔 것을 압박해 왔다. 시장과 일반 국민을 향해서는 강한 규범적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청와대 참모진에 대해서는 선택의 문제로 남겨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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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의 과거 행보를 돌아보면 이번 태도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 4급 이상 경기도 공직자와 산하 공공기관 임원을 대상으로 다주택을 처분하지 않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당시 이 지사는 “4급 이상 도 소속 공무원과 산하 공공기관 본부장급 이상 임직원은 연말까지 거주용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모두 처분할 것을 권고한다”며 “이미 인사에서 다주택자를 승진에서 배제한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 조치도 뒤따랐다. 2021년 다주택 보유 사실을 숨긴 A서기관은 4급 승진 이후 주택보유조사 과정에서 분양권 보유 사실을 누락한 것이 드러나 직위 해제됐고, 승진도 취소됐다. 당시 경기도는 중징계 검토 방침까지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이후 사법부 판단에서 위법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대법원은 2024년 경기도가 다주택 미신고를 이유로 공무원 승진을 취소하고 강등 처분을 내린 것은 도지사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는 경기도 공무원 A씨가 제기한 강등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하며, 다주택 신고 누락만으로 중대한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강경 메시지를 내놓는 흐름에 맞춰 일부 청와대 참모진은 다주택 처분에 나섰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부모가 20여 년간 거주해 온 경기도 용인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고, 부인과 공동명의로 서울 광진구와 강남구 등 주택 6채를 보유한 김상호 춘추관장 역시 실거주하지 않는 일부 주택을 처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위원 중 가장 많은 4채를 보유 중인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은 2채에 대한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