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2.04 06:00
공기 늘리고 사업비 증액했지만
대우 컨소 단독입찰로 유찰
한화건설·금호건설·코오롱글로벌 중도 하차
대우 컨소 단독입찰로 유찰
한화건설·금호건설·코오롱글로벌 중도 하차
[땅집고] 총 사업비 10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토목 사업인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가 다시 한번 고배를 마셨다. 정부가 공사 기간을 늘리고 사업비까지 증액하며 ‘당근’을 제시했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냉담한 반응이 이어지며 대우건설 컨소시엄만 홀로 응찰해 자동 유찰됐다. 이런 가운데 기존 참여사였던 한화건설과 금호건설, 코오롱글로벌도 참여 철회 의사를 밝혔다.
◇10대 건설사 중 대우가 유일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입찰 참가자격 사전심사(PQ)에 단독 응찰했던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최근 내부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코오롱글로벌이 참여를 철회했고, 금호건설과 한화건설도 연달아 이탈했다. 한화건설 지분은 11%, 금호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은 각각 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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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소시엄 참여 가능성이 거론됐던 롯데건설은 이번 1차 PQ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KCC건설, 효성중공업, HL디앤아이한라, 쌍용건설 등도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은 최종 심의 결과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롯데건설 참여 지분이 10%대에서 논의돼왔는데, 불참을 결정하면서 대우건설 컨소시엄 재구성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건설사들의 잇따른 이탈로 대우건설 지분은 70%대까지 치솟아 지분 재편이 불가피하다. 2차 입찰까지 유찰될 경우 법적으로 수의계약이 가능해진다.
◇불확실성 국책 사업 외면
국토교통부는 앞서 시공사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입찰 조건을 한 차례 완화한 바 있다. 당초 84개월로 제시했던 공사 기간을 106개월로 늘렸고, 공사비도 약 2000억원 증액했다. 총사업비는 기존 10조5300억원에서 10조7000억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가덕도 신공항 개항 목표 시점도 2029년에서 2035년으로 미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건설사들의 발길은 좀처럼 이어지지 않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공사비를 떼일 염려가 없는 '알짜'처럼 보이지만, 건설업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현대건설은 공사 기간 연장과 수익성 불확실성을 이유로 끝내 발을 뺐다. 10조원이 넘는 장기 프로젝트는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데다 수익성 예측이 어렵고, 시공 리스크까지 감내해야 한다는 점에서 건설사 입장에서는 선뜻 나서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해역을 매립해 공항 부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매립 면적만 약 667만㎡에 달한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두 배가 넘는다. 방파제와 호안 축조, 대규모 해상 매립, 연약지반 개량 등 고난도의 토목 공정이 대거 포함돼 있다. 공사 특성상 부동침하(지반이 불균등하게 내려앉는 현상)나 구조물 변형 가능성이 상존하고, 이에 따른 추가 보강·보수 공사 위험도 크다.
이처럼 난이도는 높고 책임은 무거운 반면, 수익성은 불확실한 사업 구조가 이어지면서 공사비를 떼일 우려가 없는 국책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참여 기업이 줄어드는 역설적인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방파제 축조, 연약지반 개량까지 고난도 공정이 즐비해 준공 후에도 막대한 보강·보수 공사비가 추가로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