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2.02 14:17
불닭 회사, 28년 만 본사 이전
미아리텍사스에서 명동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하더니
1년 반 사이 주가 10배 폭등
미아리텍사스에서 명동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하더니
1년 반 사이 주가 10배 폭등
[땅집고] K-매운 맛을 내세워 ‘황제주’ 반열에 오른 삼양식품이 이번에는 명동 진출에 성공했다. 과거 한 차례 서울 한복판에 둥지를 텄던 경험이 있으나, 40년 만의 재도전 끝에 안착하게 됐다. 20여년 전만해도 미아리 텍사스 옆 라면 회사로 불렸던 삼양식품이 글로벌 수출 호조에 힘입어 사세 확장·주가 상승을 다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가뜩이나 좁은 사옥, 재개발까지…불닭회사 명동 온 이유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달 26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에서 서울 중구 충무로 2가로 본사를 이전했다. 앞서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가 지난해 5월 남산피에브브이로부터2227억원에 매입한 충무로2가53-2 일대다. 지난해 8월한 준공한 신축 건물로, 연면적 2만867㎡, 지하 6층~지상 15층 규모다.
삼양식품 측은 하월곡동 사옥이 협소해 다른 건물에 흩어졌던 주요 계열사 인력까지 한 데 모으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불닭 판매 호조로 인해 10년 사이 임직원이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사 이전은 중장기적으로도 예정된 일이었다. 이전 사옥 ‘삼양라운드스퀘어월곡빌딩’은 서울시의 재개발 사업인 신속통합기획 대상지인 하월곡1구역에 포함됐다. 하월곡1구역은 지난해 5월 정비구역 지정, 11월 재개발 추진위원회 승인을 거쳤다. 1900여 가구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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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번째 사옥 이전, 창업주의 도심 진출 꿈 이뤘다
이 회사의 사옥 이전은 이번이 4번째다. 삼양식품의 시작은 직전 사옥(삼양라운드스퀘어월곡빌딩) 부지인 성북구 하월곡동 일대였다. 시작 65년 전인 1967년, 이 곳에 본사와 공장을 함께 열었다.
두 번째 사옥은 도봉구에 있었다. 먹을 것이 귀하던 시기였으나, 라면의 인기가 파죽지세로 성장하면서 불과 6년 만에 이전하게 된 것이다. 1967년 창업주 고(故) 전중윤 회장은 당시 이재민이 많이 살던 도봉구 도봉동에 공장을 짓고 일자리를 제공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부지는 정부의 지방 이전 정책·인근 개발과 맞물리면서 1995년 ‘도봉휴한신아파트’(2678가구)로 바뀌었다.
세번째 사옥은 서울 한복판이었다. 1975년 서울 종로구 수송동 51-1일대(현 ‘두산파빌리온’)로 둥지를 옮겼다. 1989년 공업용 우지(소기름)을 썼다는 의혹과 외환위기 등으로 인해 부침을 겪으면서 종로 시대 막을 내렸다. 결국 1997년 삼양식품은 첫 출발지였던 하월곡동 일대로 돌아갔다. 이후 28년간 자리를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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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 만에 주가 17만원→166만원 뛰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미국, 유럽 등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처음으로 분기 당 해외 매출이 5000억원을 돌파했다. 4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 1조3947억원으로, 전년도 연간 매출 1조4262억원에 근접하기 때문이다.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3489억원으로, 이미 전년 연간 기록(3237억원)을 앞섰다.
이에 힘입어 주가가 연일 치솟고 있다. 삼양식품 주가는 2024년 2월 말만 하더라도 17만원대를 기록했으나, 1년 반 뒤인 지난해 9월에는 160만원대로 치솟았다. 9월11일에는 166만원을 돌파했다. 2022년 당시 10만원을 밑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약 3년 만에 1744% 성장한 것이다.
외국계 증권사 CLSA는 최근 이 회사 목표주가를 기존 200만원에서 23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밀양2공장 완공을 기점으로 미국 시장 점유율이 2025년 12%에서 2028년 23%까지 확대된다고 전망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