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2.02 13:59
신경건축학이 제안하는 시니어 주거
노인 맞춤형 주거 환경은?
[땅집고 북스-나이 들어 어디서 살 것인가] ③ 침실부터 베란다까지…노년의 존엄은 ‘한 끗’ 설계에서 결정
[땅집고] 고령자가 요양시설에 입소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정들고 익숙한 집’을 떠나야 한다는 상실감이다. 집은 단순히 잠을 자는 곳이 아니라, 일상의 기억과 습관이 자리잡은 공간이다. 김경인 공간디자인 공유 대표의 신간 <나이 들어 어디서 살 것인가>는 이러한 현실적 고민을 생생한 사례와 통계를 통해 조명하며, 고령자가 존엄과 자립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주거 환경을 제시한다.
노년 신경건축학자인 김 대표는 다음달 개강하는 땅집고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전문가 7기 과정에서 ▲시니어 맞춤형 주거 기획 ▲신경건축학적 핵심 요소 ▲공간디자인 솔루션 등을 강연한다.
노인 맞춤형 주거 환경은?
[땅집고 북스-나이 들어 어디서 살 것인가] ③ 침실부터 베란다까지…노년의 존엄은 ‘한 끗’ 설계에서 결정
[땅집고] 고령자가 요양시설에 입소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정들고 익숙한 집’을 떠나야 한다는 상실감이다. 집은 단순히 잠을 자는 곳이 아니라, 일상의 기억과 습관이 자리잡은 공간이다. 김경인 공간디자인 공유 대표의 신간 <나이 들어 어디서 살 것인가>는 이러한 현실적 고민을 생생한 사례와 통계를 통해 조명하며, 고령자가 존엄과 자립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주거 환경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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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의 외출을 돕는 신발장 옆 보조 의자 하나
현관은 요양시설의 첫인상과 자율성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이 공간은 노인이 쉽게 출입할 수 있도록 단순한 동선으로 설계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설계자가 간과하는 지점이 있다. 바로 ‘신발장 옆 보조 의자’와 ‘수직봉’이다.
실제로 경로당 리모델링 현장에서 어르신들의 가장 많은 요청사항은 화려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신발을 신고 벗을 때 잠시 걸터앉을 수 있는 작은 의자다. 근력이 약해진 고령자에게 이 작은 의자와 일어설 때 잡을 수 있는 수직봉은 외출을 돕는 중요한 장치다. 김 대표는 “집에서 사용하던 것과 유사한 디자인의 현관문과 평평한 바닥 설계는 휠체어 사용자에게 물리적 편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시설이 아닌 집에 있다는 안도감을 준다”고 말한다.
◇ 커뮤니티 시설이 된 공용 공간…복도와 거실
복도는 노인들에게 단순한 통로를 넘어 운동 공간이자 이웃과 만나는 교류의 장이다. 방향 감각이 저하된 노인을 위해 벽면 색상 대비나 바닥 재질 차이를 두어 공간을 구분해 길을 찾기 쉽게 해야 한다. 복도 중간중간 벤치를 배치하면, 이동 중 휴식을 취하며 자연스럽게 다른 입주자와 대화를 나누는 커뮤니티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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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 끝에 나오는 거실은 노인들이 소통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공동 공간이다. 소파와 의자는 앉고 일어서기 편한 높이와 손잡이를 갖춘 형태로 갖추고, 자연광과 따뜻한 조명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TV와 같은 오락 기기는 간단한 조작 버튼을 통해 노인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 침실은 기억의 전시장, 부엌은 자존감의 공간
침실은 노인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가장 사적인 공간으로, 프라이버시와 자율성의 충분한 보장이 중요하다. 김 대표는 침실에 가족사진이나 평소 아끼던 골동품 등 개인 물건을 배치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익숙한 물건들은 인지 저하를 예방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침대 옆 조명 스위치와 콘센트의 위치 등 사소한 배려는 노인의 독립적인 생활을 돕는다.
부엌은 노인의 자립적인 생활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노인도 앉아서 작업할 수 있도록 조리대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서랍형 수납공간을 마련해 물건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가스 차단 장치와 자동 소화 장치를 설치해 화재 위험을 예방해야 한다. 노인들이 스스로 음식을 준비하는 그 자체가 노인에게 ‘자기효능감’을 주어 독립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한다.
◇ 자연과 연결된 ‘정원’, 노년의 고립 막는다
이 외에도 김 대표가 강조하는 곳은 정원과 발코니다. 외부 풍경을 감상하고 흙을 밟는 행위는 심리적 치유 효과가 크다. 특히 베란다 주변에 정원을 꾸미고 이곳에 산책로와 벤치를 마련해 산책과 휴식을 돕는다. 김 대표는 “요양시설 설계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령자가 보호받는 환자가 아니라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게 하는 것”이라며, “공간의 작은 변화가 노년의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