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1.30 11:39 | 수정 : 2026.01.30 11:42
과천 경마장, 방첩사 부지 반발 가운데
이소영 의원 “경마장 이전 불가피” 입장
지역구 아닌 정당 위한 발언 논란
이소영 의원 “경마장 이전 불가피” 입장
지역구 아닌 정당 위한 발언 논란
[땅집고] 정부의 과천시 주암동 일원 경마장·국군방첩사령부 부지 통합 개발 계획에 시민 반발이 거센 가운데, “경마장 이전은 불가피하다”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과천시가 공식 반대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지역구 의원이 이전을 기정사실로 언급하면서 민심과 엇박자를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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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29 공급대책을 통해 경기 과천시 주암동 일원 경마장과 국군방첩사령부 부지 총 143만㎡를 ‘첨단 직주근접 기업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주택 9800호와 대규모 기업 자족용지를 함께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발표 직후 과천시의회는 “도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는 개발”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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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시는 도로·교통, 상·하수도, 교육시설 등 주요 기반시설이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부담은 교통이다. 출퇴근 시간대 의왕IC 일대는 상습 정체 구간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과천지구·주암지구 1만6000가구에 더해 추가로 1만 가구가 공급될 경우, 차량만 약 5만대가 늘어난다는 것이 시의 계산이다. 뚜렷한 교통 대책 없는 공급 확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런 국면에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의왕시·과천시 의원의 발언이 불을 붙였다. 이 의원은 지난 29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과천 경마장은 1989년 개장 이후 과천시에 상당한 세수를 기여해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경마가 있는 날마다 소음과 조명, 불법주차와 쓰레기 투기, 일부 도박중독자 문제로 인근 주민들의 피해 호소가 이어져 왔다”고 밝혔다. 이어 “곧 1만6000가구가 경마장 바로 옆에 입주하게 되는데, 신혼부부 주택과 경마장이 이웃으로 공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경마장 이전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문제는 시점과 수위다. 과천시가 공식적으로 개발 반대를 선언하고 주민 반발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지역구 의원이 이전을 전제로 한 발언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이를 접한 과천 시민들 사이에서는 “과천시 지역구 의원이 과천의 입장을 대변하기보다 정부 논리를 앞서 확인해준 셈”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과천 경마장은 연간 약 500억원 규모의 세수를 과천시에 안겨주는 핵심 시설이다. 경마장 이전 이후 재정 공백과 관련해 이 의원은 기업 유치를 통해 경마장 이상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기업 유치가 말처럼 쉽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과천은 이미 택지 가격이 서울과 유사한 수준까지 오른 데다, 판교와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대체 업무 거점도 적지 않다. 과천 지식정보타운 역시 신규 오피스 공급이 이어지며 공실 부담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여건에서 대규모 기업 수요를 과천으로 끌어올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교통 해법을 둘러싼 시각 차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광역교통개선대책과 위례과천선을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과천 시민들은 “이미 막힌 도시에 혼잡도만 더 얹는 처방”이라고 반박한다.
이소영 의원은 2020년 더불어민주당 인재 영입 8호로 정치권에 합류했다. 경기 의왕시·과천시에서 21대에 이어 22대까지 연속 당선됐다. 이 지역에서 재선 의원이 나온 것은 16년 만이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