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1.30 06:00
정부, ‘서울시 6000가구’ 꺾더니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 가구 공급 발표
용산 미개발지, ‘랜드마크’ 대신 ‘닭장 아파트’ 위기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 가구 공급 발표
용산 미개발지, ‘랜드마크’ 대신 ‘닭장 아파트’ 위기
[땅집고] ‘한국판 롯폰기힐스’로 기대를 모았던 서울 한복판 알짜 부지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초소형 아파트로 채워질 전망이다. 정부가 용산에 1만 가구 아파트를 짓겠다고 밝히면서다. 이는 서울시가 세운 최고 100층 규모 랜드마크 복합개발 계획안과 배치된다. 시는 당초 용산에 6000가구 주택 공급을 계획했다. 일각에서는 용산 알짜 부지를 둘러싸고 정부와 서울시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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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심장’ 용산에 1만 가구 공급
26일 국토교통부는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열고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했다. 도심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해 서울 3만2000가구 등 최대 6만 가구를 공급하는 게 골자다.
가장 많은 물량을 배정한 서울에서도 눈길을 끄는 곳은 용산국제업무지구다. 용산구 한강로 3가 40-1일대 약 49만5000㎡로, 축구장 70개에 달하는 대규모 부지이다. 정부는 2028년 착공해 최대 1만 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용산 일대는 20여 년 전부터 개발 시도가 잇따랐으나, 알짜 부지인 만큼 이해관계가 엮이면서 개발이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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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00가구 VS 1만 가구 평행선 달리더니…
정부의 1만 가구 공급안은 서울시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코레일과 세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안과 많이 다르다. 당초 시는 51조원을 투입해 일대에 비즈니스 복합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 ‘허드슨야드'(Hudson Yards)’ 일본 도쿄 ‘롯폰기힐스’(Roppongi Hills)처럼 철도로 단절된 기반 시설을 녹지와 상업·업무시설로 연계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총 6000가구 주택을 비롯해 주거·의료·교육 시설이 결합된 최고 100층 랜드마크를 선보일 계획이었다. 지난해 11월 구역지정·개발계획 변경 및 실시계획인가·고시하고, 기공식을 열었다.
정부 역시 이 같은 상황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그간 국토부와 서울시는 용산 부지를 놓고 용적률과 가구 수 등 계획 세부 내용을 조율해왔다. 특히 가구 수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정부는 1만 가구를, 시는 절충안으로 8000가구를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는 1만 가구를 공급할 경우 계획안 전면 수정이 불가피한 점과 용산의 입지적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있어 3대 업무지구를 비롯해 서울 전역과 연계 가능하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B·C선, KTX, 지하철 1·4호선,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교통 요충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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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장 아파트’ 가능성↑…文정부 ‘소형 주택’ 악몽 재현하나
업계에서는 용산 일대에 1만 가구를 공급할 경우 자칫 ‘닭장 아파트’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가 내세운 1만 가구는 서울시 안보다 4000가구 많다. 같은 면적에서 가구 수를 늘리면 ‘쪼개기 공급’이 불가피하다. 수요가 많은 전용면적 59·84㎡이 아닌, 초소형 주택이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빽빽하게 초고층으로 짓는 홍콩식 난개발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정부는 이러한 초소형 주택을 실제 공급한 적이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정부는 무주택자와 신혼부부 등을 위해 소형 평형 위주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주력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20년 12월에는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한 공공임대주택 44㎡(13평) 주택을 둘러본 뒤 “부부에 아이 둘도 키우겠다”는 발언을 남겼다. 문 정부는 용산정비창 일대에서도 1만 가구 공급을 추진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