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1.29 16:53 | 수정 : 2026.01.29 16:56
‘1.29’ 희망고문 공급 대책
고강도 규제 지라시 확산했지만 세제 카드 無
6.3지방선거 후 보유세·양도세 손질 가능성
고강도 규제 지라시 확산했지만 세제 카드 無
6.3지방선거 후 보유세·양도세 손질 가능성
[땅집고] 정부가 도심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해 신도시급 6만 가구를 공급하는 ‘1·29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입주 시점이 최소 2029~2030년 이후로 예상되면서 당장 수급 불안을 완화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급 대책이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희망고문’에 불과해 실제 체감 효과는 멀다는 지적이다.
정작 시장이 주목했던 세제 카드는 이번 대책에서 빠졌다. 대통령은 최근 X(옛 트위터)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는 예정대로 종료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히며, 투자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축소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시지가 현실화율 95% 상향,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비거주 아파트 보유세 최대 5% 과세 등의 고강도 규제가 담긴 이른바 ‘지라시’가 급속히 확산했지만 이번 대책에는 관련 내용이 전혀 담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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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제 카드를 꺼내 들지 않은 배경에는 정치 일정과 조세 저항을 최소화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법 개정안은 통상 7월 말에 발표된다. 여권으로서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택 세제로 시장을 자극하는 상황을 피하려는 판단으로 보인다. 시장 반응을 살핀 뒤, 지방선거후 세제 카드를 한꺼번에 꺼낼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미 예고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의 다음 수순으로는 보유세 개편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앞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소득세 누진제는 비교적 정교하지만,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는 그렇지 않다”며 제도 손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현재 주택 보유세 과세표준은 6억원·12억원·25억원·50억원·94억원 이하로 구간이 나뉜다. 김 실장은 “같은 한 채라도 20억, 30억, 40억원 등 가격 차이가 큰데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과표 구간 세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민수 더스마트컴퍼니 대표는 보유세 개편이 세율 인상보다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을 통한 간접 인상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현재 60% 수준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상향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공시지가 기준 30~40억원대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과세 구조를 손질해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높이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보유세율을 직접 올리지 않고도 시장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세수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양도세 역시 손질 대상이다. 오는 5월 8일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의 연장 여부는 이르면 2~3월 중 결정될 전망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1주택자가 보유 10년을 채우면 주택 가격과 무관하게 장기보유특별공제 최대 80%가 적용된다. 김 실장은 “주택 가격이 달라도 동일한 공제를 적용하는 구조가 합리적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가격 연동형 공제 가능성을 내비쳤다.
세제 카드가 거론되는 가운데 토지거래허가제 역시 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일부 지역만 선별적으로 해제할 경우 단기 급등과 재지정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해 2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잠실·삼성·대치·청담 등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했다가, 집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한 달만에 다시 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김호용 세무법인 화담 대표 세무사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임박했지만 토지거래허가제가 걸려 매도 자체가 쉽지 않다”며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면 유예 기간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매도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데, 서울 전 지역이 허가구역으로 묶인 상황에서 단기간에 매수자를 찾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구조에서는 ‘양도세 폭탄’을 맞느니 증여로 돌리거나 매도를 미루는 버티기 선택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시장 안정화를 원한다면 세금 규제와 별개로 토지거래허가제부터 정비해 거래가 가능한 퇴로를 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