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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는 규제, 태릉은 개발?…베드타운 우려에 노원 주민들 반발

    입력 : 2026.01.29 14:23 | 수정 : 2026.01.29 15:53

    태릉CC 6800가구 공급안 발표
    문 정부서 좌초된 계획
    세계유산·교통 논란에 재추진 험로

    /제작=임금진 기자


    [땅집고] 정부가 도심 주택 공급을 위해 노원구 태릉CC(군 골프장)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8·4 공급대책에 포함됐다가 지역 반발로 좌초된 지 약 6년 만에 다시 테이블 위에 오른 셈이다. 정부는 공급 물량과 개발 밀도를 낮추고 세계유산 보존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 기류가 여전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2030년 착공이라는 정부 목표가 장밋빛 청사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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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29일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에 따르면 노원구 공릉동 태릉CC 일대 약 82만㎡ 부지에 6800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군 골프장 부지 87만5000㎡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세계문화유산과의 경관 조화를 고려해 중저층 주택 위주로 개발하고 일부 중층 오피스텔을 배치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맞춤형 주거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문화재위원회 심의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거쳐 2030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태릉CC 개발은 과거에도 정부 주도 공급 대책의 상징적 사업으로 추진됐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8·4 대책을 통해 이곳에 공공주택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주민과 지역 정치권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이듬해인 2021년 8월 공급 규모를 6800가구로 줄였음에도 지구 지정은 연기됐고, 당초 계획했던 2024년 분양과 2027년 입주 일정은 사실상 무산됐다. 환경영향평가 공청회조차 주민 반대로 열지 못했다.

    [땅집고] 2020년 10월 서울 중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앞에서 서울환경운동연합과 초록태릉을지키는시민들의 회원들이 '세계유산 태·강릉 자연경관 보전 위한 국제사회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반대의 핵심 논리는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주민들은 태릉과 강릉의 세계문화유산 지위 훼손 가능성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여기에 태릉 일대 생태계 파괴와 교통 혼잡 심화 우려가 겹치며 사업 전면 철회를 요구해왔다. 당시 일부 시민단체는 전·현직 국토교통부 장관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갈등은 정치·법적 영역으로까지 번졌다. 태릉과 강릉은 태능cc에서 100~2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이번 태릉CC 주택 공급 계획 발표를 두고 지역 주민들은 “집값이 오르지도 않은 노원구를 뜬금 없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규제하더니 이번엔 태릉에 소형 평형 아파트를 짓는 거냐”며 반발 중이다.

    정부는 이번에는 과거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급 물량을 줄이고 고층 아파트 대신 중저층 위주의 도시 구조를 택했으며, 세계유산 보존을 전제로 한 단계적 절차를 명확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정부가 종묘 보존을 이유로 세운지구를 규제하면서 이를 의식해 중저층 개발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민 반발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문화재위원회 심의와 세계유산영향평가라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서울에서 가장 큰 유휴부지인 태릉CC는 상징성만큼이나 리스크가 큰 부지”라며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주민 설득과 교통 대책, 문화재 보존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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