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1.29 06:00
20년간 유령 건물 취급 ‘덕수궁 디팰리스’
전용면적 182㎡, 74억원에 거래
1평당 1억원 넘겨
전용면적 182㎡, 74억원에 거래
1평당 1억원 넘겨
[땅집고] 외환 위기 여파로 공사가 중단돼 20년 가까이 ‘유령 건물’이라는 오명을 떠안았던 서울 종로구 주상복합 ‘덕수궁 디팰리스’가 최근 74억원에 거래되며 3.3㎡(1평)당 가격이 1억원을 넘어섰다. 한때 방치된 흉물로 취급받던 도심 건물이 초고가 주거 자산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덕수궁 디팰리스 전용면적 182㎡(73평) 9층 매물은 이달 7일 74억원에 손바뀜됐다. 평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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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디팰리스는 2020년 8월 입주를 시작한 지은 지 7년 차 단지로 전체 가구 수는 58가구에 불과한 소규모 고급 주상복합이다. 전용면적 118~234㎡로 대부분 대형 평형 위주로 구성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단지는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 이우영 그랜드힐튼호텔 회장, 김종환 전 다우기술 부회장 등 국내 정·재계 인사들이 입주한 것으로 알려지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분양 당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분양을 받았고, 전세를 얻은 사실도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덕수궁 디팰리스는 당초부터 고급 주거 단지로 순탄하게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1993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지만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공사가 중단됐고, 2002년 재분양을 시도했으나 이듬해 시행사가 파산하면서 공사는 다시 멈췄다. 이후 약 20년간 도심 한복판에서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되며 ‘유령 건물’로 불렸다.
전환점은 2016년이었다. 홍콩계 투자회사인 ‘퀸즈타운리미티드’가 건물을 인수하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이 회사는 당초 계획보다 입주 가구 수를 대폭 줄이고, 설계와 마감 자재를 고급화하는 방식으로 단지를 전면 재구성했다.
분양 당시 평당 분양가는 최대 5000만원 수준으로 인근 시세를 크게 웃돌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광화문 도심과 인접한 입지에 더해 덕수궁 조망이라는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정·재계 고위 인사들의 선택을 받았고 분양은 비교적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