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1.26 14:46
‘똘똘한 한 채’ 겨낭 과세 재편안 검토
1주택 양도세 3배 치솟나
1주택 양도세 3배 치솟나
[땅집고] “다주택은 물론,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 아닌 투자 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 감면은 이상해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장특공제(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가 매물을 막고 투기를 권장하는 꼴”이라며 “당장 세제를 고칠 건 아니지만, 토론해 봐야 할 주제”라고 말했다. 비거주 주택의 장특공제를 폐지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시장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세금 규제 도입에 대해 “될 수 있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 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장기보유특별공제와 관련해선 “자기가 살지도 않으면서 투기용 또는 투자용으로 오랫동안 가지고 있다고 왜 세금을 깎아주나”라며 “바람직하지도 않은 투기용 부동산을 오래 가지고 있다고 세금을 깎아주는 건 이상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주택 장기 보유를 이유로 양도세를 최대 80%까지 공제해주는 것은 조세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1가구 1주택 양도세 체계를 보유 기간 중심에서 양도차익 규모 중심으로 재편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통령의 발언과 글을 종합하면 실거주 하지 않는 주택에 대한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정책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를 양도차익에 따라 차등 축소하는 방안 등이 도입되면 1주택 보유자도 실거주하지 않으면 양도세 부담이 현재보다 3배나 치솟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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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대신 차익 따라 양도세 차등
이미 민주당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안을 마련했다. 개편안은 10년 이상 보유·거주한 1주택자에게 거주 기간 공제율은 최대 40%로 유지하되, 보유 기간 공제율을 양도차익 규모에 따라 10~40%까지 차등을 두는 것이 골자다. 양도차익 5억원 미만은 현행과 동일한 80% 공제를 적용하지만, 5억~10억원 구간은 70%, 10억~20억원은 60%, 20억원 이상은 50%로 총 공제율이 낮아진다. 장기 보유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되, 양도 차익이 크면 공제율을 30%p까지 낮추는 방안이다.
실제 민주당 개편안을 적용해 양도소득세를 계산해본 결과, 고가 1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 증가 폭은 ‘징벌적’ 수준으로 나타났다. 10년 이상 보유·거주하더라도 매각 차익이 크면 양도세 부담이 커진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 전용 84㎡를 10억원에 취득해 40억원에 매도한 15년 보유자의 경우 양도차익은 약 30억원이다. 이 경우 양도세는 약 1억5516만원에서 4억4597만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어난다. 서울 송파구 송파동 한양1차 전용 119㎡를 7억원에 취득해 10년 보유한 뒤 25억원에 매도해 18억원의 차익을 남긴 경우에도 현행 양도세는 5527만원이지만 공제율이 축소되면 세금은 1억35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다.
이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거주를 하지 않고 보유만 오래했을 경우에도 양도세 부담이 크게 늘 수 있다. 양도 차익이 크지 않더라도 거주를 하지 않으면1주택자지만 직장이나 학교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소유와 거주를 분리한 사례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거래 절벽 심화할 것”
장기 보유 1주택자라 하더라도 집값 상승 폭이 크면 양도세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고가 1주택에 대한 양도세 강화가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똘똘한 1채 현상을 완화하려는 목적이라면, 1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보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접근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개편안이 시행할 경우, 일부 장기보유 1주택자는 개정 전에 서둘러 매각에 나설 수 있다. 정부는 특히 장기보유로 양도차익이 큰 강남권에서 매물이 나와 시장 안정화를 기대하지만, 오히려 ‘매물 잠김’ 현상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양도세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매도를 포기하고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아예 팔지 않고 실거주하며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액의 양도차익에 대한 적정 과세라는 명분은 있으나, 평생 한 채를 보유하며 살아온 은퇴 세대에게까지 수억 원의 추가 세금을 지우는 것은 주거 사다리를 걷어차고 시장의 공급 가뭄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