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1.26 06:00
롯데건설 부동산 PF 우발채무 3조원
성수4지구 금융 조건에 쏠린 시선
성수4지구 금융 조건에 쏠린 시선
[땅집고] 롯데건설이 연초부터 수천억원 규모의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을 수주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8일, 총 공사비 4840억원 규모의 서울 송파구 가락극동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서울 주요 지역에서 ‘르엘’과 ‘롯데캐슬’ 브랜드를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그러나 수주 실적 이면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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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한남2 구역 이후 사라진 추가 이주비
롯데건설의 부동산 PF 우발채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3조1337억원에 달한다. 이중 전체의 약 97%(3조337억원)가 착공 이전 단계의 브릿지론 사업장 대출 잔액이다. 사업 지연이 잦은 정비사업 특성상 재무 안정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말에는 ‘롯데 유동성 위기설’을 둘러싼 지라시 논란이 불거졌고, 경찰 불송치 및 검찰 불기소 결정 이후 해당 이슈는 다시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지라시 내용을 완전한 허위 사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사실관계에 다소 차이가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자금난 여파는 정비사업 현장에 그대로 투영됐다. 최근 현대건설(압구정2구역 LTV 100%), 삼성물산(한남4구역 LTV 150%) 등 주요 건설사들이 조합원의 금융 부담을 덜기 위해 파격적인 이주비 조건을 내걸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2022년 한남2구역 수주전에 나섰을 당시 LTV 140%라는 파격 조건을 제시한 이후, 최근 3년 동안 서울 내 주요 사업지에서 ‘추가 이주비’ 제안을 하지 못했다.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적용한 청량리8구역, 용산산호, 신반포12차는 물론 전농8구역, 가락현대1차 등 모든 단지가 이주비 지원 대열에서 소외됐다.
◇총 공사비 1.3조, 성수4지구 금융 조건에 쏠린 시선
이러 가운데 롯데건설은 공사비만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성수4지구 재개발 사업에서는 이주비 조달 등 금융 조건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 이전과는 다른 조건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최근 수년간 추가 이주비 제안을 받지 못했던 다른 사업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정비사업 시장에서는 시공사의 브랜드보다 자금력과 책임조달 능력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은 조합원 금융 부담을 낮추기 위해 1조원 이상 책임조달, CD금리 수준의 사업비 대출, LTV를 초과하는 추가 이주비 대여 등 파격적인 금융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규제지역에서 조합원 대출 한도가 제한된 상황에서, 시공사의 이주비 조건은 사실상 사업 성패를 가르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3조원의 우발채무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조합원 이주비 대여금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롯데건설이 성수4지구에서 어떤 금융 조건을 내세울 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