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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판매 전담' GA에 수조원 주고도 '미끼 영업'은 나몰라라

    입력 : 2026.01.26 06:00

    [미끼 영업 논란 한화생명 집중탐구] ① 본사의존도 90%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초대형 GA’ 한금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GA 조직 커질수록 ‘내부통제’ 부실 위험까지


    [땅집고] 이경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왼쪽)./한화생명

    [땅집고] 한화생명이 이른바 ‘제판분리’를 통해 업계 최대 규모의 영업 조직을 갖추게 됐지만, 오히려 거대 하청업체를 뒀다는 비판이 나온다. 신계약 의존도가 90%를 훌쩍 넘기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내부통제 부실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는 2025년 3분기 1조7784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이 중 한화생명으로부터 받은 수수료 수익은 1조6189억원으로, 그 의존도가 90.98%에 달한다.

    보험업계가 일명 ‘제판분리’ 원칙에 따라 영업을 담당하는 설계사 조직(모집 채널)을 본사에서 분리해왔다. 하지만 국내 생명보험사 중 최대의 판매 조직을 거느린 한화생명은 이 원칙이 무색해질 정도로 자회사형 GA의 본사 의존도가 높다.

    ◇ 기껏 분리했더니 의존도 97%, 한화생명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한화생명은 업계에서 가장 큰 GA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금서), 피플라이프, 한화라이프랩, IFC그룹 등 4개 GA가 총 3만7000여명의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경쟁사인 삼성생명은 본사 전속 설계사 조직을 운영하고 있고 자회사형 GA 규모는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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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한금서는 국내 최대 규모 GA다. 한금서는 2021년 한화생명 개인영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출범했다. 한금서를 통해 2023년 1월 피플라이프를 인수했고, 2025년 7월 부산에 본사를 둔 대형 GA인 IFC그룹의 지분 49%를 추가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또 한화생명이 100% 출자한 GA인 한화라이프랩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한화생명 본사가 보험상품을 기획, 운용, 보험금 지급 등 ‘제조’를 담당하고, GA들이 판매를 담당하는 제판분리가 자리잡았다. 경영효율성 제고, 전문성 강화, 소비자 선택권 확대, 경쟁 유도 등의 이유로 2020년대부터 한국에 본격 도입됐다.

    한화생명은 GA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수차례 휩싸이며 제판분리 취지를 희석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2021년과 2024년에는 국정감사에서 이와 같은 문제를 지적받은 바 있다.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소비자들의 권리를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2025년 들어서도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법인보험대리점 통합공시조회에 따르면, 한금서가 작년 상반기 판매한 생명보험 신계약은 총 50만1444건인데, 한화생명 상품은 49만497건이었다. 한금서가 판매한 97.8%의 상품이 한화생명 상품인 것이다.

    신계약을 포함한 보험 수수료를 통한 수익을 보면 한금서는 한화생명의 ‘하청업체’ 수준이다. 한화생명과 한금서의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한금서는 2024년 2조2796억원갸량의 보험료 수익을 올렸는데, 이 중 2조324억원이 한화생명으로부터 받은 금액이다. 전체 매출의 약 82%가 모회사인 한화생명의 보험상품을 팔아 발생했다. 그 의존도는 2025년 3분기 기준 90% 이상으로 더욱 높아졌다.
    [땅집고] 서울 여의도 한화생명 63빌딩./한화생명

    ◇ GA 조직 커질수록 ‘내부통제’로 시끌

    GA 조직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규모가 커지면서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 지사에서 정부 정책대출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보험 영업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해당 GA의 지사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GA 소속 지사 차원의 일탈이고, 한화생명 측도 “금융당국 조사를 받는 것은 본사가 아닌 GA의 한 지사일뿐 한화생명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국은 해당 문제에 대해 한화생명의 내부통제 부실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경찰 등은 작년 12월 ‘정책금융 제3자 부당개입 문제해결 TF’를 출범했는데, 한화생명 GA의 미끼영업 검사 결과에 따라 본사 역시 타깃이 될 수 있다.

    GA 내부통제 문제는 이전에도 문제가 된 바 있다. 2024년 11월 금융감독원은 한화생명에 대해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신규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소위 ‘보험 갈아타기’인 부당승환으로 7억6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 규모는 삼성생명(20억2100만원), 미래에셋생명(9억2600만원)에 비해 적었지만, 부당승환은 총 98건에 달했다.

    부당승환은 기존 가입 고객들이 보험을 해약하고 새로운 상품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해약환급금 감소, 보험료 상승 등의 직·간접적 피해를 입혔다. GA들의 과도한 설계사 정착지원금 지급 경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설계사들이 GA를 옮기면서 받는 정착지원금에 대한 실적 압박을 느끼고 시장질서를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서는 GA가 협조하지 않는다면 보험사도 온전한 통제력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생·손해보험협회 측이 ▲보험사의 감사·자료제출 요구 권한 ▲상시 자료 제출 ▲리스크 발생 시 위탁 중단 등 금융당국에 준하는 감독 권한을 보험사에 부여하는 내용의 ‘제3자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 초안을 만들었다. 하지만 GA의 자율성 침해 지적으로 당초보다 완화된 내용으로 가이드라인이 확정돼 지난 12월 1일부터 시행 중이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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