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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 물려받고 50억 세금으로" 세무사가 꼽은 최악의 상속 사례

    입력 : 2026.01.24 06:00

    가치 없는 임야 단독 상속후 가격 급등
    처분 후 동생들에게 나눠주자 세금 폭탄
    /조선DB

    [땅집고] “40억원을 물려받았는데 50억원을 상속세로 내라니요. 이런 억울한 경우가 다 있을까요.”

    상속과 증여는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막상 닥치면 평생 모은 자산을 송두리째 흔드는 문제가 되기도 한다. 특히 ‘세금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선택이 오히려 수십억 원대 세금 폭탄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

    49년 경력의 세무조사 베테랑인 안수남 세무법인 다솔 대표 세무사는 최근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의 ‘은퇴스쿨’에 출연해 이런 상속·증여의 함정을 짚었다. 안 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가장 안타깝고 충격적인 상속세 납부 사례로 이른바 ‘마이너스 상속’ 사연을 공개했다.

    안 대표에 따르면 사건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임야로부터 시작됐다. 상속 당시만 해도 큰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장남이 단독 상속을 받았고 장남은 훗날 보상이 이뤄지면 형제들에게 나눠주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해당 임야가 토지 보상 대상에 포함되면서 보상금 규모는 200억원으로 불어났다. 장남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5남매가 40억원씩 공평하게 나누는 방식을 택했다.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형제들뿐 아니라 조카와 배우자에게까지 분산 증여했고, 이 과정에서 전체 증여세만 사전에 약 40억원을 납부했다.

    문제는 그로부터 4년 뒤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발생했다. 안 대표는 “상속 개시일 전 10년 이내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은 모두 상속재산에 합산된다”며 “이미 나눠준 160억원까지 포함해 200억원 전부가 다시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이미 낸 증여세를 감안하더라도 추가 상속세만 약 50억원이 부과됐다. 장남이 실제로 손에 쥔 상속 재산은 40억원이었지만 세금은 이를 웃돈 것이다. 형제들에게 분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형제 간 소송으로 이어졌지만 장남의 패소로 끝났다. 40억원을 상속받고 50억원의 세금을 낸, 말 그대로 ‘마이너스 상속’을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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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대표는 이 사례의 핵심 원인으로 우리나라의 상속세 과세 방식을 지목했다. 한국은 상속인이 실제로 취득한 재산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유산취득세’가 아니라 피상속인이 남긴 전체 재산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유산세 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그는 “형제들이 실질적으로는 각자 40억원씩 나눠 가진 구조였지만 세법상으로는 장남이 전부 상속받은 뒤 임의로 나눠준 것으로 판단됐다”며 “형식 하나로 세금 부담이 한 사람에게 몰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사전 증여를 할 때 만약 상속이 발생하면 추가 상속세를 증여 비율대로 분담한다는 약정을 해두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상속과 증여는 가족 간 신뢰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상속·증여는 타이밍과 방식 하나만 잘못 선택해도 받은 재산보다 세금이 더 커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특히 고액 자산일수록 사전 증여가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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