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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00시간 근무 허다해" 3달 새 3명, 산재 사망 무방비 SK에코플랜트

    입력 : 2026.01.23 06:00

    SK에코플랜트, 오는 5월까지 영업정지…자금운용 ‘빨간불’
    3개월 사이 ‘동일한 공간’에서…하청 노동자 3명 사망

    [땅집고] SK에코플랜트 사고 타임라인. 올해 1월 사건을 기준으로 가장 최근 6개의 사고를 나열했다. 3개월 사이에 '경기 용인시 SK반도체 클러스터'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3건 발생했다. /그래픽=강시온 기자

    [땅집고] 경기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현장에서 두 달 사이 노동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동일 현장에서 유사한 사망사고가 반복되면서, 장시간 근무와 동절기 안전 관리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주 52시간은커녕 주 100시간에 가까운 노동이 관행처럼 굴러간다”는 증언도 나온다.

    ◇ ‘노동자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SK의 숙원 사업

    가장 최근의 사망사고는 13일 밤 발생했다. 체감온도 영하 7도. 한파특보가 내려진 날이었다. 철근공 배모(57)씨는 SK에코플랜트 반도체 클러스터 팹동 공사 현장에서 13시간 연속 노동 끝에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 새벽 숨졌다. 사인은 뇌동맥 파열. 지난해 10월 30일, 60대 노동자가 같은 현장에서 작업 중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지 불과 석 달 만이다.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곳은 SK하이닉스가 발주하고 SK에코플랜트가 시공 중인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현장이다. 문제는 이 현장이 불과 한 달 전 고용노동부가 직접 방문해 ‘한파 대비 노동자 안전보호대책’을 발표한 곳이라는 점이다. 정부 대책에는 한파주의보 시 작업시간 조정, 한파경보 시 옥외작업 최소화가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땅집고] 한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이 20일,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SK에코플랜트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은 지난 20일 정부 서울청사 앞 기자회견에서 “한파 대책은 현장에서 단 한 줄도 작동하지 않았다”며 “이번 죽음은 자연사가 아니라 행정 실패와 기업의 탐욕이 만든 사회적 타살”이라고 했다. 이어 “연이은 사망 사고는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며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요구했다.

    ◇ 주52시간은 허울 “사람 갈아넣는 반도체”

    동료 노동자들 증언은 참혹하다. 배씨는 사고 전까지 하루 4시간 남짓 잠을 자고, 오전 6시 50분부터 밤 10시 30분까지 현장에 매여 있었다. 주차난과 셔틀버스 부족 탓에 현장 출입만 왕복 2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실제 노동시간을 넘어 하루 최장 18시간을 현장에 묶여 있는 구조였다. “하루 13~14시간 못 버티면 나가라는 말이 공공연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 겨울철 일자리를 놓칠 수 없는 현실이 과로를 강요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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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경기 용인시 반도체 생산시설 공사현장의 SK에코플랜트 하청업체 4개소에 대해 근로감독한 결과, 출역인원 1천248명 중 827명(66.3%)이 1주당 연장근로 한도 12시간을 넘어 근로한 사실이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노조 측은 “반도체 공장이 건설노동자의 무덤이 될 동안 고용노동부는 무엇을 감독했느냐”며, 예견된 죽음이 반복되는 현장은 여전히 방치돼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외치고, 기업은 국가 전략 산업을 말하지만 그 이면에서 노동자들의 주52시간은 무력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 오는 5월까지 영업정지 SK에코플랜트, 자금 운용에 “빨간불”

    아이러니하게도 SK에코플랜트는 이미 안전 문제로 영업정지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해 시흥 월곶고가교 붕괴 사고 책임으로 국토교통부로부터 6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통보받았다. 기간은 오는 5월 31일까지다. 영업정지 금액은 3조2874억원. 지난해 매출총액 9조3176억1571만원의 35.3%에 해당한다.

    해당 기간 동안 공공공사 입찰 참여가 제한돼 신규 수주 활동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기간 동안 SK에코플랜트는 약 5700억원 규모의 만기 회사채 및 기업어음(CP)을 포함해 2조원에 이르는 단기 차입금을 상환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조2000억원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단기 상환 여력은 빠듯하다는 분석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법적 절차를 통해서 입장 소명을 밝히겠다”며,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통한 추가 대응을 예고했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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