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1.23 06:00
[강현주 하안주공 6·7단지 통합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신탁방식으로 3300가구 재건축
신탁사로 한국토지신탁 선정
하안사거리 일대 랜드마크 단지 기대
신탁방식으로 3300가구 재건축
신탁사로 한국토지신탁 선정
하안사거리 일대 랜드마크 단지 기대
[땅집고]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일대 재건축 바람이 거세다. 그중에서도 하안주공 6·7단지는 통합 재건축을 통해 33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을 준비 중이다. 12개 하안주공 단지 중 유일한 여성 수장으로서 ‘신탁 방식’이라는 승부수를 던져 사업 속도를 끌어올린 강현주 하안주공 6·7단지 통합재건축 추진준비위원장을 만났다.
MBC 등 지상파 방송사 PD 출신인 강 위원장은 재건축 과정 전반을 직접 기획하며 현장을 누볐다. 예비 안전진단을 앞두고는 드론을 띄워 단지 전경과 노후 상태를 촬영하고, 옥상과 지하, 세대 내부까지 카메라에 담아 10분 분량의 영상으로 정리했다. 광명시 현장실사단이 단지를 찾았을 때는 이 영상을 먼저 상영하며 브리핑을 시작했다. 그는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훨씬 설득력이 있다”며 “PD 시절 몸에 밴 방식이 재건축 현장에서 그대로 쓰였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이 같은 추진 방식의 원칙을 “옳게, 바르게, 빠르게”라는 세 단어로 요약했다.
강 위원장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연세대 상남경영원 부동산최고위과정을 수료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국토교통과학진흥원 기술투자심의위원으로 일하며 공공·정책 분야 경험도 쌓았다.
다음은 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시니어타운 개발, 절대 실패하지 않는 ‘올인원 실무 과정’ 신청하기>>
-하안주공 6·7단지 통합 재건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하안주공 6단지와 7단지는 각각 1260가구, 1342가구 규모로 모두 1990년에 준공된 단지다. 노후화는 이미 임계점에 와 있었고, 단독 재건축보다는 통합 재건축이 훨씬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두 단지를 통합하면 단지 사이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굳이 유지할 필요가 없어지고, 그만큼 토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불필요한 기부채납을 줄일 수 있고, 사업성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무엇보다 소유주들 사이에서도 ‘따로 가는 것보다 같이 가는 게 낫다’는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됐다.”
-6·7단지를 통합하면 어떤 모습의 단지가 되는 건가.
“통합 재건축이 완료되면 지하 3층에서 지상 44층, 약 3300가구 규모의 대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용적률은 330%를 확보했다. 단지 규모가 커지면 설계나 커뮤니티 구성 측면에서도 선택지가 훨씬 넓어진다.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조합원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끌어낼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추진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고비를 꼽는다면.
“단연 예비 안전진단 단계였다. 재건축의 첫 단추이자, 사실상 가장 힘든 단계다. 표본 세대를 최소 100가구 확보해야 하는데, 하안주공 6단지는 소유주 중 실거주 비율이 30% 정도에 불과하고 70%는 외지인이다. 1인 가구도 많아 참여 자체가 쉽지 않았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집은 집 공개를 꺼리는 경우도 많고, 소유주 연락처를 찾는 것부터가 어려웠다.”
-그 과정을 어떻게 돌파했나.
“말 그대로 발로 뛰었다. 전 가구를 방문했다. 2022년 당시 2주 만에 100가구를 채웠는데, 처음에는 문전박대를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낯선 사람과의 소통을 피하지 않고 재건축이 왜 필요한지 계속 설명하다 보니 참여하겠다는 분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이 사람이 진짜로 이 일을 하려고 하는구나’라는 신뢰가 쌓였던 것 같다. 그때는 솔직히 감동도 받았고, 이 일을 끝까지 해볼 만하겠다는 보람도 느꼈다.”
-PD 출신이라는 이력이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도움이 된 부분도 있었나.
“안전진단 과정에서 광명시 현장실사단이 단지를 찾는다. 단지 노후도를 담은 10분짜리 영상을 만들고 실사단에 브리핑을 했다. 단순히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직관적이고 설득력이 있었다. 현장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지,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는 PD로 일하면서 체득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이번 사업은 조합이 아닌 신탁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조합 방식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컸다. 주민들 사이에서 재건축은 하고 싶은데 조합장이 해먹을까 봐 무섭다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다. 광명 일대에서도 실제로 좋지 않은 사례들이 있었다. 그래서 2022년부터 두 차례 신탁 방식 설명회를 열어 신탁사가 직접 주민들에게 구조와 장단점을 설명하도록 했다. 조합장을 뽑지 않고, 신탁사에 수수료를 내는 대신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주민들에게 설득력을 얻었다.”
-신탁사 선정 과정도 쉽지 않았다고 들었다.
“6단지와 7단지를 통합해 신탁사를 선정해야 했기 때문에 기준을 굉장히 까다롭게 만들었다. 경기도와 서울에서 진행된 기존 신탁 방식 사업의 입찰 조건을 전부 조사했고, 잘된 사례와 문제가 있었던 사례를 전수 분석했다. 석 달 가까이 진통을 겪은 끝에 한국토지신탁을 선정했다. 업계 1위 신탁사를 데려오면서도 수수료율은 최저 수준으로 인근 다른 단지보다 낮은 수준으로 끌어냈다.”
-이번 정비계획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무엇인가.
“지하철이다. 지하철역이 반드시 들어와야 한다. 범안로 일대 교통체증이 심각하고, 광명시흥 3기 신도시 개발까지 감안하면 대중교통 확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신천·신림선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되면 초역세권에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기존 상권까지 갖춘 단지가 된다. 병원과 학원, 생활 인프라도 이미 잘 갖춰져 있다.”
-앞으로의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
“3월 전체 회의를 열고 정비사업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주민을 대표하는 정비사업위원회를 꾸리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시공사 선정할 계획이다.”
-하안주공 일대의 변화도 기대해볼 만할까.
“하안주공 3·4단지가 먼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고, 6·7단지가 뒤를 잇는다. 하안사거리 일대는 말 그대로 천지개벽이 될 것이다. 하안주공 아파트 재건축은 단지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광명시 주거 환경 전반을 바꾸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하안주공 12개 단지 중에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을 끌고 온 유일한 여성 위원장이다. 부담도 있었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컸다. 광명시에서 ‘이 정도로 준비된 재건축 단지는 처음 본다’는 평가를 들었을 때, 지난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고 느꼈다. 하안동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드는 과정에 끝까지 책임을 다하고 싶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