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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에 패소 금감원의 반격…30년 악연 감독원장, 조직개편으로 승부수

    입력 : 2026.01.22 06:00

    [금감원과의 오랜 악연 삼성생명 집중탐구]①대법원 재판에서 이겼지만 불안한 이유

    즉시연금 패소에 불완전판매로 타깃 전환
    ‘삼성그룹과 끈질긴 악연’ 이찬진 금감원장, 삼성생명 압박
    [땅집고] 삼성생명 사옥./삼성생명

    [땅집고] 과거 참여연대 시절부터 삼성그룹 승계와 지배구조를 비판해 온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삼성생명의 핵심 자산과 영업 관행을 정조준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고객 돈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쥐고 그룹 지배력을 유지해온 이른바 ‘일탈 회계’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 원장의 공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즉시연금 사태’가 삼성생명의 승소로 마무리됐음에도 빈틈을 파고들어 ‘설명 의무 위반’이라는 불완전판매 의혹을 파헤치겠다고 밝혔다.

    생명보험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고객들의 돈을 활용해 지배구조를 유지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삼성생명에 대해 ‘회계 정상화’를 명분으로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또 법적 분쟁에서 대리소송전을 펼쳐 패소했음에도 ‘설명 의무 위반’ 등을 들어 삼성생명의 즉시연금에 대한 불완전판매 여부를 점검했다. 삼성생명은 자산 운용과 영업 관행이 시험대에 올랐다.

    ◇즉시연금 소송 승소에도 ‘불완전판매’ 과징금 철퇴?

    지난해 10월 삼성생명은 즉시연금 미지급금과 관련된 소송에서 보험가입자들에 승소했지만,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한 금감원의 점검을 받게 됐다. 2018년부터 7년을 끌어온 이 소송은 대법원이 “보험사에 지급 의무는 없다”고 최종 판단을 내렸지만 “설명의무가 충분히 이행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혀 불완전판매 논란은 현재 진행형으로 남았다.

    즉시연금은 목돈을 맡기고 매달 연금으로 나눠 받고 만기 시점에 원금을 돌려받는 상품이다. 2017년 6월 삼성생명 즉시연금 상품 가입자가 금융감독원에 “약관에서 사업비 공제 부분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연금 지급액을 줄였다”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2018년 금감원은 가입자 측의 손을 들어주며 삼성생명 등 보험사에게 즉시연금 미지급금을 반환할 것을 권고했고 보험사들은 불복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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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감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판매된 즉시연금 규모는 총 10조2553억원이었고, 이 중 삼성생명이 총 8조2785억원을 판매했다. 미지급한 연금 규모도 업계 통틀어 1조원에 달하는데 삼성생명의 미지급금 규모는 약 4300억원에 달한다.

    삼성생명을 비롯한 즉시연급 판매 보험사들은 1조원의 미지급금을 반환할 필요가 없어졌지만, 금감원의 과징금을 피하진 못할 전망이다. 대법원 판결에서 불완전판매가 사실상 인정받으면서 금감원은 보험사들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검사 단계로 전환하게 되면 총 20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가 예상된다.

    [땅집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작년 12월 1일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금융감독원

    ◇ 삼성과 ‘30년 악연’ 이찬진 금감원, 보험사 겨냥 조직개편

    업계에서는 이 원장과 삼성그룹의 오랜 악연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이 원장은 1994년 창립한 참여연대의 초기 멤버로서 사회복지위원장, 집행위원장, 정책자문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 활동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등 삼성그룹 지배구조 문제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 원장이 금감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한 ‘대수술’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해온 일탈회계가 주된 타깃이 될 것이라고 봤다. 작년 9월 1일 보험업권 첫 간담회 이후 “삼성생명의 일탈 회계에 대해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맞춰서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조만간 금감원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생생명이 1980~1990년대 판매한 유배당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로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해 그룹 지배구조를 뒷받침했다. 주식 매각 시 보험 가입자들에게 배당해야 하는 수익을 2023년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 원칙에 맞지 않게 부채의 일종인 ‘계약자지분조정’으로 기입해 비판을 받아왔다. 금감원은 “주식을 팔아 배당할 계획이 없는 자산을 부채로 두는 것은 회계 왜곡”이라며 일탈회계 처리를 전격 중단시켰다.

    일탈회계를 중단시킨 후 금감원은 작년 12월 말 보험 조직을 개편했다. 금융소비자보호처 총괄본부 격상, 보험계리·상품 감독 조직 확대 개편, 상품분쟁국 신설 등 민생·보험 담당 조직을 강화했다. 삼성생명을 비롯한 보험사에 대한 소비자보호 관리감독 기능 강화를 시사한 것이다.

    삼성생명은 이에 맞춰 조직개편을 단행해 소비자보호팀을 소비자보호실로 격상했다. 팀 단위로 운영되던 소비자 보호 조직을 실 단위로 확대했고, 상품 개발, 판매·사후관리 등 전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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