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1.21 14:27
YMCA “KT 해킹 은폐·이사회 절차 훼손”
경영진 총사퇴·검경 수사 요구
경영진 총사퇴·검경 수사 요구
[땅집고] 대규모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의혹과 함께 이사회 구성과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KT를 두고 시민사회가 강도 높은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한국YMCA전국연맹은 KT의 보안 사고를 단순한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닌 국민의 통신주권과 공공 인프라 신뢰를 훼손한 중대 사안으로 규정하며, 경영진과 이사회의 총사퇴와 함께 검찰·경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해킹 은폐하고 허위 보고까지”
한국YMCA전국연맹은 최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국가기간통신 면허사업자인 KT는 국민의 통신주권과 이용자 복지를 실현해야 할 중대한 책무를 지니고 있음에도 이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투명한 신고와 정확한 보고, 신속한 피해 구제라는 기업의 최소한의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YMCA는 KT가 대규모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정황을 인지하고도 투명한 신고와 정확한 보고, 신속한 피해 구제라는 최소한의 원칙조차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과정에서 악성코드에 감염된 다수의 서버를 발견하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은 채 자체 삭제 조치로 은폐했고 정부에는 허위 보고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점을 중대한 문제로 꼽았다.
이 같은 은폐와 허위 보고가 이어지는 동안 가입자의 통화·문자 관련 정보가 유출됐고, 불법 초소형 기지국인 이른바 펨토셀을 통한 휴대전화 무단 소액결제 피해로 수백 명의 가입자가 금전적 손실을 입는 상황으로까지 번졌다는 것이 YMCA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드러난 이후에도 KT는 사과와 배상 책임 이행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YMCA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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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적 이사회 운영 비판
YMCA는 특히 초유의 사고에도 불구하고 KT 경영진과 이사회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사회가 개인정보 유출과 정부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 채 법과 절차를 훼손하며 CEO 선임을 강행했다는 주장이다. 상법상 결격 사유가 발생한 사외이사를 CEO 선출 최종 심의 직전까지 참여시켰다가 최종 심의일에는 물리적으로 배제한 뒤 의결을 통과시킨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지난해 3월 임기 만료 이사 4명 전원에 대해 외부 비판을 차단한 채 이른바 ‘셀프 연임’을 단행한 점 역시 도마에 올랐다. YMCA는 문제가 된 무자격 이사 역시 이 연임 결정 과정에 참여했으며, 보안 위기 상황에서도 이사회가 해외 전시회 참관을 이유로 해외 출장을 다녀오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KT 이사회의 구성과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YMCA는 KT 이사회가 자본시장법이 규정한 이사회의 성별 구성 관련 특례를 위반해 특정 성별로만 이사회를 구성했다며, 이는 성평등 가치와 KT가 내세운 ESG 경영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법률 검토 과정에 특정 정치권 인사들과 연관된 인물들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사회 전반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차기 CEO 내정자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YMCA는 박윤영 차기 CEO 내정자가 과거 KT 재직 시절 불법 정치자금 후원 사건에 연루됐고, 최근까지 KT 협력업체 임원으로 재직하다 원청 대표로 직행하는 이른바 ‘회전문 인사’의 전형이라며 심각한 이해 충돌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YMCA는 그의 사장 선임이 현 경영진과 이사회, 일부 기득권 세력 간의 야합 결과라고 비판했다.
YMCA는 “KT 사장과 이사회는 국민의 분노를 직시하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불법 의결과 절차적 하자, 이사들의 셀프 연임에 따른 형사 책임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예비 CEO 역시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KT를 향해 “불법과 편법을 청산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이사회 구성과 CEO 선출을 새로이 해야 한다”며 “KT는 특정 세력의 전리품이 아니라 국민과 주주의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한국YMCA전국연맹은 앞으로도 감시와 문제 제기, 법적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