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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하디 독한' 신한캐피탈, 5억 투자한 스타트업 대표에 13억 돌려받는다

    입력 : 2026.01.20 06:00

    /어반베이스

    [땅집고] 인테리어 프롭테크 기업으로 주목받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폐업한 어반베이스가 투자자 신한캐피탈과의 투자금 반환 소송에서 패소했다. 어반베이스가 1심에 이어 이번 2심에서도 패소 판결을 받아들면서, 회사 대표가 앞으로 원 투자금 5억원에 더해 이자 8억원까지 총 13억원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스타트업 업계에선 이번 판결이 VC(벤처캐피탈)기업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경영 중인 모든 회사들에 향후 적용 가능한 것 아니냐며 주목하는 분위기다.

    ☞관련기사: "폐업해도 12억 갚아라" 어반베이스, 신한캐피탈과 투자금 연대책임 소송전 패소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12월 신한캐피탈이 어반베이스의 하진우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인수대금 청구 소송 2심에 하 전 대표의 항소를 기각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로 지난해 7월 1심 결과에 따라 하 전 대표가 신한캐피탈로부터 받았던 투자원금 6억원에, 연 복리 15%를 적용한 이자 8억원을 합해 총 13억원 정도를 반납해야 할 의무가 생겼다.

    어반베이스는 2014년 실내 공간 정보를 3D로 변환해 개인 맞춤형 인테리어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해 주목받았던 프롭테크 기업이다. 하지만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자 어반베이스도 경영난에 빠졌고, 2023년 법원에 회생을 신청했다.

    소송전은 이 과정에서 불거졌다. 어반베이스가 2017년 신한캐피탈로부터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5억원을 투자받았는데, 신한캐피탈이 하 전 대표에게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고 나선 것. 당시 계약에 ‘회사의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불가능해진 경우 투자자가 회사에 기한 전 투자금 상환 청구를 할 수 있다’, ‘회사는 투자자에게 투자원금 및 투자원금에 연 복리 15%를 가산한 금액을 위약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대표이사 개인이 회사와 연대하여 책임을 부담한다’는 등 조항이 포함돼있던 탓이다.

    계약에 따라 신한캐피탈은 하 전 대표에게 투자원금 5억원에 연 복리 15%를 적용한 이자 7억원 이상을 합해 총 12억5205만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신한캐피탈은 지난해 7월 1심 판결에 이어 12월 2심에서도 승소했다. 2심에선 이자가 8억원 상당으로 불어났다. 결국 하 대표 개인이 어반베이스 폐업에 대한 투자금 상환 부담을 혼자서 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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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전 대표는 어반베이스가 문을 닫게 된 이유가 경영진의 고의나 과실이 아닌 이상, 창업자에게 투자금 반환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개인 페이스북에서 “창업자에게 투자위험을 전가하는 조항은 민법 제103조와 제104조에 위배되는 반사회적이고 불공정한 법률행위”라며 “계약 조항이 주주에게 투자금을 절대적으로 보장하게 돼 있어 자본충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무효 조항”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더불어 하 전 대표는 신한캐피탈이 스타트업·벤처기업 창업을 독려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점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2026년 신년사까지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나라'를 강조하고 있지만, 사법부는 연대책임과 무관하고 정상적 주식매도라고 해석해버렸다"며 "원금 5억원과 이자 8억원 등 13억원을 개인이 다 감당하라는 건, 다시는 재기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호소했다.

    반면 VC업계에선 신한캐피탈 측 소송 제기가 정당하다고 보고 있다. 과거 계약서에 따라 투자금을 지급했던 만큼 계약 조항을 지키지 않는 경우 배임에 해당한다는 것. 더불어 연대책임 등 조항이 창업자들의 모럴해저드를 방지하는 감시 역할을 하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조항을 나쁘다고만 평가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판결로 스타트업 업계에선 투자금 주의보가 내려진 분위기다. 그동안 스타트업 입장에서 독소 조항이 포함된 계약을 체결하면서 VC로부터 일단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사례가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외국의 경우 VC가 스타트업 창업자 개인에게 폐업 책임을 물으며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는 관례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어반베이스의 경우 엄밀한 연대책임 조항이 적힌 계약서에 따라 투자를 받은 점이 문제고 법원도 이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계약서를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이라고 조언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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