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1.16 11:50
피자헛, 가맹점주에게 215억원 돌려줘야
원재료 비싸게 팔고 차익 거둬 법원에 철퇴
현재 자금난으로 기업회생절차…반환 못 할 수도
원재료 비싸게 팔고 차익 거둬 법원에 철퇴
현재 자금난으로 기업회생절차…반환 못 할 수도
[땅집고] 한국피자헛이 가맹점주들에게 총 215억원을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본사가 점주들에게 원재료를 더 높은 가격에 공급하면서 챙긴 ‘차액가맹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판결이다.
그동안 F&B(식음료) 프랜차이즈 본사가 점주들을 상대로 차액가맹금 형태 수익을 올리곤 했는데, 이번 대법원 판단으로 이 같은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6일 대법원 3부는 이날 오전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가맹본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한국피자헛이 2016∼2022년 가맹점주에게 받은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던 원심을 확정했다.
차액가맹금이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원재료·부재료 등을 시장가보다 더 비싸게 공급하면서 거두는 차액을 말한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본사가 이 차액가맹금으로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상당했다.
한국피자헛의 경우 본사가 총수입의 6%에 달하는 고정수수료(로열티)와 별개로 계약서에 없는 차액가맹금까지 걷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가맹점주들이 2020년 12월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에선 한국피자헛 본사가 차액가맹금 산정 비율 정보를 공개한 2019년~2020년 지급 금액에 대해서만 부당이득으로 인정했다. 그런데 2심에선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2016년~2018년 차액가맹금에 대해서도 가맹점주 측이 계산한 방법을 받아들여 본사의 배상액을 계산하면서 법원이 본격 가맹점주 손을 들어줬다.
더불어 2심은 재판 과정에서 추가로 공개된 차액가맹금 산정 비율이 있는 2021년~2022년 지급액 등에 대해서도 추가로 본사가 반환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6년~2022년 7년 동안 본사가 받아간 차액가맹금 상당액 일부를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선 이런 2심 판단이 그대로 인용됐다. 대법원은 차액가맹금이 가맹사업법상 가맹금에 포함된다고 보면서 “가맹본부가 차액가맹금을 수령하는 경우엔 본부와 점주 사이에 구체적인 의사의 합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일반적인 가맹계약만으로 차액가맹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원·부재료 물품공급계약이 성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이어 대법원은 “피자헛 가맹계약에 차액가맹금 형태로 가맹금을 지급하기로 한 명시적 조항이 없고, 점주들이 매달 물품 대금을 납부했으나 인보이스에 ‘납품 물건 가격에 일정 차액이 붙어있다’는 설명이 들어있지 않았다”며 차액가맹금에 관한 양측의 합의가 없었다고 봤다. 또 "피고(본사) 입장에서 원·부재료 공급에 소요되는 비용(차액가맹금)을 보전할 필요가 있다면 내용을 반영한 계약을 체결하거나 비용 산정의 자료를 가맹점주에게 제시하여 동의를 받는 등으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자헛이 가맹점주들에게 215억원을 반환하게 되자 F&B 업계에선 현재 진행 중인 유사한 소송에서도 본사가 비슷하게 패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BBQ치킨, 배스킨라빈스, 투썸플레이스 등 10개 넘는 브랜드 가맹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차액가맹금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피자헛은 2심 판결을 받은지 약 2달 뒤인 2024년 11월 자금난을 이유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기업 사정을 고려하면 가맹점주들이 승소했지만 반환금을 돌려받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한국피자헛은 “회사는 회생절차 및 관계 법령, 법원의 감독 아래 판결의 취지와 내용을 성실히 반영하기 위한 후속 조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