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1.16 10:54 | 수정 : 2026.01.16 11:39
주택 보유세 과표 구간 촘촘히 나눈다
상급지 1주택자 보유세 급등 우려
상급지 1주택자 보유세 급등 우려
[땅집고] 정부가 새 부동산 대책을 예고하면서 1주택자까지 겨냥한 보유세 인상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다주택자 규제의 풍선효과로 확산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보유자까지 과세 강도를 높이겠다는 기류가 감지되면서 고가 1주택자의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16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택 공급 정책 이후 단계로 세금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며 “같은 1주택이라도 20억, 30억, 40억원 등 자산 규모에 따라 보유세를 달리 적용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고가 1주택자에 대해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과세표준 구간을 세분화하고 누진율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도 지난해 10월 "다주택뿐만 아니라 고가의 1주택자도 봐야 한다”며 “집값이 50억원이면 1년에 5000만원씩 보유세를 내야 하는데 연봉의 절반이 세금으로 나간다면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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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집값 안정을 위해 세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공급 확대만으로 시장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보유세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규제의 초점은 다주택자에 국한되지 않고, 고가 1주택으로 자산을 집중한 계층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문제는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수요 1주택자까지 보유세 인상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1주택자는 보유 기간이 3년 이상일 경우, 양도차익의 24%를 장기보유 특별공제로 공제받는다. 10년 이상 보유하면 공제율이 최대 80%까지 적용된다. 고가 1주택에 부과되는 보유세(종합부동산세)의 과표 구간은 3억원(시가 15억원) 이하, 6억원 이하, 12억원 이하, 25억원 이하, 50억원 이하, 94억원 이하, 94억원 초과로 나뉘는데, 최고 세율은 2.7%.
현재 논의되는 방안은 보유세 과세표준 상향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의 단계적 인상 등이다.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 용산구, 성동구, 마포구 등 서울 주요 지역의 고가 아파트는 최근 가격 상승분까지 반영할 경우 보유세가 30~40%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를 강하게 규제해 놓고, 그 결과로 ‘똘똘한 한 채’로 이동한 1주택자에게 다시 세 부담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까지 세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경우 정책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 아파트 거래 허가제 등 각종 규제에도 집값이 오르자 결국 1주택자에게도 세금폭탄을 던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강남 고가 주택이라고 해도 실상은 집 한채 가진 은퇴자들이 상당수”라며 “집값 안정을 명목으로 세금만 늘리는 정책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검토 중인 논리의 배경에는 과세 체계의 불균형 문제가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소득세는 누진제가 적용돼 최고 세율이 45%에 달하지만, 주택 보유세와 양도세는 과세표준 구간이 상대적으로 단순해 조세 형평성에 차이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현재 1주택자는 보유 기간이 3년 이상이면 양도차익의 24%를 장기보유특별공제로 공제받고, 10년 이상 보유하면 공제율이 최대 80%까지 적용된다. 고가 1주택에 부과되는 보유세 역시 과표 구간은 3억원 이하부터 94억원 초과까지 세분돼 있지만, 최고 세율은 2.7%다. 이 때문에 초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과세가 소득 수준이나 자산 규모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