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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믿었는데 전액 손실" 금감원장도 뿔난 부동산펀드 대참사

    입력 : 2026.01.15 06:00

    [불완전 판매 제재 위기 한국투자증권] ① 전액 손실난 벨기에 부동산 펀드

    부동산 펀드 줄줄이 손실, 불완전판매로 고강도 제재 임박
    증권업 최초 ‘2조 클럽’ 경사…내부통제 부실이 유일한 걸림돌
    [땅집고]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한국투자증권

    [땅집고] “(한국투자증권) 직원이 ‘벨기에 정부 기관이 장기 임차한 오피스 건물에 투자하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설명했지만 결국 전액을 잃었다.”

    지난해 11월 금감원 금융민원센터를 방문한 ‘벨기에 펀드’ 피해 민원인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만나 이 같이 하소연했다. 2019년 590억원에 가까운 부동산펀드를 판매하면서 한국투자증권은 고객들에게 위험요소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이 원장은 “손해배상 민원을 제기하는 등 피해자가 상당히 많다”면서 “현장검사 결과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내부통제 위반 사실 등이 확인되는 경우 모든 분쟁민원의 배상기준을 재조정하도록 판매사를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벨기에 펀드 판매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가 예고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측은 펀드 전액 손실에 대한 일괄 배상을 추진 중이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고강도 제재가 유력한 상황에서 수위를 낮추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다.

    ◇ 전액 손실난 벨기에 펀드, 590억 팔았는데 배상은 60억뿐

    일명 벨기에 펀드로 물리는 ‘한국투자 벨기에 코어오피스 부동산투자신탁2호’ 펀드다. 2019년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설정한 펀드 상품으로, 총 910억원 중 한국투자증권이 589억원을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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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펀드의 기초자산은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투아송도르’다. 지하 4층~지상 12층 규모로, 벨기에 건물관리청(RDB)가 단독 임차한 건물이다. 임차권에 투자해 배당을 받아 이득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와 유럽 금리 인상으로 인한 유럽 부동산 시장 침체로 손실을 봤다. 지난해 12월 해당 펀드의 자산운용보고서에 따르면, 선순위 대주인 영국 생명보험사 로쎄이(Rothesay)가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며 자산을 강제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임차권 매각에 실패하면서 투자금 전액이 손실 처리됐다.

    2019년 해당 펀드를 적극적으로 판매한 한국투자증권 측은 초기 ‘임대율 100%’, ‘안정적인 투자’로 홍보했다. 여기에 선순위 대주의 강제 매각 시 후순위의 원금 손실 우려를 안내하지 않아 불완전판매라는 지적을 받았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은 보고서를 통해 “연내에 현지 특수목적법인(SPC)을 청산한 후 본건 펀드를 상환을 추진할 예정이지만, 환헤지 정산금 미지급으로 인해 환헤지은행의 가압류 상태로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며 “순자산가치가 없으므로 펀드 상환 시에도 투자자분들께 분배되는 금액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땅집고] 벨기에 펀드 투자 피해자들이 지난해 6월 1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한투증권의 부실한 펀드 운용에 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있다./벨기에펀드 투자 피해자모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한국투자증권은 벨기에 펀드 판매 1897건 중 458건(24.1%), 60억7000만원을 자율 배상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자 인가를 앞두고 책임을 축소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자율배상 협상이 완료되기 전인 11월 초 이 원장은 “내부통제 위반 여부가 확인되면 기존에 처리된 건을 포함한 모든 배상기준을 재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강력한 제재 가능성이 언급되자 한국투자증권은 1900여명 전체에 대한 일괄배상안을 뒤늦게 결정했다. 다만 일괄배상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다.

    ◇ ‘2조 클럽’ 김성환 사장 연임 가도, 유일한 변수는 ‘내부통제’

    벨기에 펀드 이외에도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하거나, 자회사인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설정해 운용한 해외 부동산 펀드가 줄줄이 손실을 내고 있다. 국내 부동산 펀드까지 투자자들의 원금을 모두 날릴 위기에 몰렸다. 역대급 실적을 이끌며 연임이 유력한 김 사장은 1년 내내 이어진 내부통제 부실 문제로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불리는 책무구조도 제재 1호가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2024년 1월 한국투자증권 대표에 오른 김 사장은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3월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의 2025년 예상 영업이익은 2조3606억원으로, 증권사 중에서는 최초로 2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실적뿐 아니라 증권업계에서 지위를 한단계 격상시켰다는 평가다. 김 사장은 경영기획 총괄 시절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과 발행어음 인가를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국내 1호 IMA 사업자 인가 등 성과를 이끌었다.

    [땅집고] 한국투자증권 사옥./한국투자증권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벨기에 펀드 이외 국내외 부동산 펀드의 대규모 손실 사태와 그 과정에서 내부통제 이슈가 발목을 잡는다. 뉴욕 오피스 펀드는 채무불이행(EOD) 상태에 빠져 만기 연장을 긴박하게 추진 중이며, 밀라노 펀드 또한 시장 침체로 자산 매각이 지연되어 수익자들의 자금이 묶여 있다. 여기에 최근 부동산 PF 위기와 맞물린 국내 브릿지론 펀드들에서도 부실 징후가 나타났다.

    지난해 3월 외환거래 처리 과정에서 5조7000억원 규모의 회계 오류로 인해 8월 주의 조치를 받았다. 11월에는 강남지점 PB의 고객 자금 횡령 사건까지 발생하며 내부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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