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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가 남는 장사" 1년에 40억대 털어먹고, 고작 징역 10년

    입력 : 2026.01.13 15:47 | 수정 : 2026.01.13 16:23

    [땅집고] “피 같은 돈 426억원을 꿀꺽했는데, 고작 징역 10년이라니요! 1년에 40억을 번 거나 다름없지 않나요? 억울해서 못살겠습니다! ”

    2022년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로 인해 전 재산을 잃은 피해자 A씨. 그는 최근 자신을 비롯해 200여명을 상대로 무자본 갭투자를 벌인 ‘인천 빌라왕’에게 내려진 판결을 듣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로 인해 수백명이 몇 년동안 밤낮으로 고통을 받은 가운데, 재판부가 예상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했기 때문이다.

    [땅집고]인천 미추홀구청에 찾아가 '깡통전세사기 피해'를 알리고 지원을 요청하는 피해자들의 모습. /배민주 기자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1월 사기, 사문서 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진모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후속 임차인으로부터 임대차 보증금을 받거나, 부동산 시가가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하에 실질적으로 자신이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울 정도의 규모로 임대 사업을 확장했다”고 지적하면서 “수많은 피해자가 임대차 보증금을 적시에 반환받지 못해 주거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받았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직접 빌라 경매 절차에 참여하는 등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해 장기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경제적 비용을 지출하거나 큰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진씨의 반성하는 태도와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땅집고] 2022년 8월 당시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했던 아파트 우편함에 법원 경매중개사무소 홍보 전단지가 꽂혀 있다. 피해자들은 이 같은 전단지를 보고 살던 집의 경매 소식을 알아챘다. /배민주 기자

    사건의 시작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씨는 2014년부터 수도권에서 자본 없이 타인의 전세보증금을 이용해 빌라를 계속해서 사이는 ‘무자본 갭투자’를 시작했다. 2020년까지 무려 772채의 주택을 매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매매가격보다 높은 전세보증금을 받아 차액을 챙기면서 더욱 대담한 범행을 벌였다.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인지할 수 없도록 등기부등본 등 중요 정보를 위조한 것이다. 가짜 정보를 이용해 임차인을 들이면서 보증금을 자신의 몫으로 챙겼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결국 덜미가 잡혔다. 전세가가 떨어지면서 기존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길이 막힌 것이다. 결국 2016년 11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서울 강서구·금천구와 인천 일대에서 임차인 227명으로부터 총 426억원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피해자들은 진씨가 사라진 뒤에야 이러한 사실을 알아챘다. 우편함에 꽂힌 우편물 홍보 전단에 ‘당신의 아파트가 경매 물건으로 나왔다’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던 것이다.

    피해자들은 그가 수사기관에 잡혀간 뒤 정신적·재산적 피해만 남았다고 토로했다. 보증금을 반환받을 길이 완전히 사라져서다. 일부 가구의 경우 임의경매에 넘어갔으나, 임차인 보증금을 포함한 가격에 집을 살 사람을 찾지 못해 마찬가지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사실상 피해자의 고통이 더욱 극심해진 셈이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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