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1.12 06:00
착공식만 치르고 멈춘 대장홍대선
홍대 한복판 ‘레드로드’에 지하철역?
상인·예술인 “상권 붕괴 우려”
마포구도 역사(驛舍) 이전 주장
홍대 한복판 ‘레드로드’에 지하철역?
상인·예술인 “상권 붕괴 우려”
마포구도 역사(驛舍) 이전 주장
[땅집고] “지하철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위치 선정이다. 지하철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상권과 공존할 수 있는 대체 부지로 이전해 달라” (대장홍대선 레드로드 역사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부천 대장지구와 서울 서북권을 잇는 대장홍대선이 지난달 착공식을 치르고도 실제 공사에 들어가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종착역인 홍대입구역 위치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지역 상인과 예술인, 마포구 지자체까지 반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지하철 역사 신설은 대표적인 교통 호재로 인식된다. 역세권 형성을 통해 유동 인구가 늘고, 상권과 부동산 가치가 함께 상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반대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홍익대학교 인근 상인들과 예술인들이 종착역 신설을 반대하며 위치 변경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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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계획에 상인들 반기
국토교통부는 대장홍대선 종착역인 홍대입구역 신설 역사(驛舍) 111정거장을 레드로드 R1·R2 구간에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레드로드는 홍대입구역 8·9번 출구 뒤편 이면도로로 버스킹 공연과 각종 문화 행사가 상시 열리는 곳이다. 이른바 홍대상권의 중심부로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는 홍대 상권의 상징적 장소로 꼽힌다. 문제는 해당 구간이 마포구가 ‘인파 밀집 지역’으로 지정해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만큼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대장홍대선은 경기 부천시 대장지구에서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을 잇는 광역철도다. 정부는 2031년 개통할 계획이다.
상인들과 예술인들은 공사 과정과 완공 이후 모두 안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사 중 보도 폭이 줄어들 경우 보행 안전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고, 역사가 들어선 이후에도 현재의 거리 구조와 분위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종착역 공사 기간이 최소 6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장기간 소음과 통제로 상권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최차수 대장홍대선 레드로드 역사 반대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홍대 상권은 유동 인구와 거리 분위기가 생명인데, 수년간 공사장이 되면 관광객의 발길이 끊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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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VS 국토부, 팽팽한 대립
마포구 역시 같은 입장이다. 마포구가 실시한 용역 결과에서도 해당 위치는 보행 안전과 상권 보호 측면에서 ‘부적합’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에 구는 현재 예정지에서 약 400m 떨어진 양화로 홍대입구역 사거리 대로변으로 역사를 이전해 달라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공식 요청한 상태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홍대는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 이상이 방문하는 국제적 관광 명소”라며 “이처럼 인파가 밀집한 이면도로에 종착역을 두는 것은 안전과 상권 측면에서 모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인들을 비롯해 용역 결과를 검토한 마포구는 홍대입구역 사거리로 이전을 원한다.
국토부는 이미 실시계획 승인과 착공식까지 마친 상황에서 위치 변경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마포구와 협의를 진행해 왔으나, 지금 단계에서 역사 위치를 바꾸면 전체 공기가 크게 지연될 수 있다”고 했다. 사실상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도 신중한 태도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토부와 지자체 간 협의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며 “최종 결론이 나오는 대로 그에 맞춰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