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1.09 06:00
다산신도시 아파트 가격은 회복, 상가는 공실
과잉 공급·높은 분양가에 막힌 상권 회복
서울 접근성 개선이 상권에는 독
과잉 공급·높은 분양가에 막힌 상권 회복
서울 접근성 개선이 상권에는 독
[땅집고]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의 부동산 시장이 극명하게 갈라지고 있다. 아파트 가격은 다시 오르며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상업용 시장은 공실이 늘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같은 신도시 안에서 주거와 상업의 온도차가 뚜렷하다.
다산신도시는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지 10년을 앞두고 있다. 신도시로서는 성숙기에 접어든 시점이지만, 상업용 시장만 놓고 보면 분위기는 다르다. 공실이 채워질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8호선 다산역을 중심으로 반경 250m 안쪽 핵심 역세권 상권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 음식점과 카페,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역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분위기는 급변한다. 공실 상가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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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 왕숙천을 따라 세 개의 대단지 아파트가 나란히 들어선 지역의 상가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층 이상에는 학원이나 교회, 일부 사무실이 입점해 있지만, 1층 상가는 상당수가 비어 있다. 유리창마다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고, 불이 꺼진 점포도 적지 않다.
현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1층 상가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가장 힘들다”며 “분양가가 비싸 임대료를 낮출 수 없고, 다산역 일대만 장사가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심 상권에서 멀어질수록 공실 문제는 더 두드러진다. 다산역에서 차량으로 10분가량 떨어진 ‘다산 법조타운’ 일대는 법원 인근 상권임에도 불구하고 빈 점포가 줄지어 있다. 한 상가 건물은 1층에 20개 호실이 있지만, 실제 영업 중인 곳은 세 개 호실을 합쳐 사용하는 식당 한 곳과 분양 홍보 사무실 한 곳뿐이다. 나머지 16개 호실은 모두 비어 있다.
최근에는 공실과 금리 상승을 버티지 못해 경매로 넘어간 사례도 나왔다. 10평 남짓한 1층 상가를 12억 원대에 분양받았지만, 세 차례 유찰 끝에 3억 원대에 매각됐다. 분양가의 25% 수준이다.
수치로도 명확히 나타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다산신도시 집합상가 공실률은 16.1%로, 경기도 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공실이 많기로 알려진 하남 미사신도시보다도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아이러니한 점은 다산신도시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신도시로 평가받는다는 점이다. 8호선 연장 개통으로 잠실까지 30분대 이동이 가능해졌지만, 이 장점이 오히려 상권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 수요가 서울로 빠져나가는 이른바 ‘빨대 효과’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다산신도시 상가 침체의 원인을 구조적인 문제에서 찾는다. 다산신도시의 상업용지 비율은 전체 면적의 약 3.6%로, 비슷한 시기 조성된 2기 신도시 평균(1.9%)의 거의 두 배다. 초기 단계부터 상업용지가 과도하게 공급됐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건설사들이 높은 가격에 상업용지를 낙찰받으면서 분양가가 높아졌고, 그 부담이 고스란히 수분양자에게 전가됐다. 대출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임대료를 낮추기 어렵고, 공실이 장기화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법원 인근이라 법무사 사무실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유입은 많지 않았다”며 “6개월 안에 상가가 다 찰 것이라 예상했지만, 지금도 빈 곳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주거 시장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산신도시 아파트 가격은 최근 들어 다시 반등했다. 2018년 분양 당시 4억~5억 원대였던 전용 84㎡ 아파트는 2021년 이후 ‘10억 클럽’에 진입했다. 최고점 이후 한 차례 조정을 받았지만, 다시 전고점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 ‘다산한양수자인 리버팰리스’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10억34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다산유승한내들 골든뷰’ 전용 109㎡는 11억4000만원에 손바뀜됐고, ‘다산한양수자인 리버파크’ 전용 97㎡도 10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10억 원대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8호선 연장으로 서울 접근성이 개선됐고, 신축 대단지 위주의 주거 환경이 갖춰졌다는 점이 가격 방어력을 높이고 있다.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 속에서도 입지와 상품성이 검증된 단지에는 매수 수요가 남아 있다는 평가다.
아파트 가격은 10억원을 넘어섰지만, 상가는 여전히 비어 있는 다산신도시. 과도한 상업용지 공급과 높은 분양가 구조, 서울로 빠져나가는 소비 수요가 겹치며 상권은 자생력을 잃고 있다. 주거와 상업의 엇갈린 운명은 다산신도시를 넘어, 다른 수도권 신도시에도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chujinzer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