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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불신한 삼성증권…'이재용 리스크' 극복했지만,불건전 영업에 발목 잡혀

    입력 : 2026.01.09 06:00

    [불건전 영업에 발목 잡힌 삼성증권 집중탐구] ①국민연금 거래 배제된 삼성증권

    28억주 유령주식 배당으로 국민연금과 299억원 소송 재판 중
    증시 활황에 실적 불렸지만, 반복적 일탈에 발행어음 인가 못 받아

    [땅집고]삼성증권 사옥. /삼성증권

    [땅집고] 삼성증권이 작년 7~9월 국민연금 국내주식 거래 증권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도 실제 매매는 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과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 명단에는 미래에셋증권이나 다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만 거래가 제한된 상태라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의 제재 이력이 거래 증권사 평가에 반영된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제재 수준에 따라 과태료는 마이너스(-) 0.5점, 기관주의는 -1.5점, 기관경고는 3개월 거래 중지로 이어진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5월 삼성신탁펀드 투자 부당권유 등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로 기관경고를 받았다. 당시 영업점 직원들이 투자자 정보 파악 의무를 소홀히 한 점 등이 지적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 제한이 단순한 국민연금 국내주식 운용에 그치지 않고, 향후 발행어음 인가 심사나 대형 기관투자가 대상 비즈니스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허술한 관리로 유령주식 1000주 배당한 삼성증권, 국민연금 소송 제기

    국민연금은 유령주식 배당 사고를 낸 삼성증권을 상대로 소송도 진행 중이다. 1심에서 국민연금이 일부 승소했고 2심 결과는 이달 중 나온다.

    2018년 삼성증권은 초대형 배당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증권관리팀 직원의 전산입력 실수로 우리사주 조합원들에게 1주당 1000원이 아닌 1000주의 주식이 배당됐다. 2018명의 증권 계좌에 배당금 28억1295만원이 입금돼야 했지만 존재하지 않는 유령주식 28억1295만주가 전산상 입력됐다. 이 과정에서 약 30분간 직원 22명이 1208만주 유령 주식 매도 주문을 냈고 그 중 16명 몫인 약 530만주는 매도 계약이 체결됐다. 이에 따라 사고 당일 삼성증권 주식 거래량은 전날의 40배 이상인 2080만주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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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건으로 삼성증권 주주 국민연금은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봤다면서 2019년 299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국민연금은 배당 사고가 난 당일 보유 주식 중 94만주를 비롯해 같은 해 9월28일까지 총 357만주를 매도했다.

    ◇ 실적 키운 초고액자산가 영업, 불완전 판매 논란도 함께 키웠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거래 배제와 금감원의 재제 이력이 삼성증권의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 일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발행어음 인가는 증권사가 은행처럼 고객의 돈을 낮은 이자로 모을 수 있는 수단이다. 이는 증권사의 초대형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인가 여부에 따라 자금 조달과 사업 확장 속도가 크게 달라진다. 대형 증권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7곳이 현재 기준 인가를 받은 상태다.

    삼성증권은 2017년 인가 요건을 충족하고 초기 주자로 발행어음에 처음 도전했다. 그러나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졌고, 인가 심사는 중단됐다. 이 여파로 삼성증권은 지난해까지 국내 대형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했다.

    작년 이재용 회장의 무죄 판결로 관련 리스크가 해소된 데다 금융당국도 인가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삼성증권은 지난 7월 신청 개시와 동시에 접수를 마쳤다. 인가 요건을 충분히 갖춘 만큼 업계는 삼성증권을 가장 유력한 인가 후보로 꼽았다. 하지만 막상 심사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지난해 4월 금감원이 시작한 거점 점포 검사가 변수로 작용하면서다. 금감원은 삼성증권의 주요 거점 점포를 대상으로 영업 실태와 내부통제를 점검했다. 검사 대상은 삼성타운금융센터와 SNI패밀리오피스 등 초고액자산가(VIP) 중심 영업 조직이었다. 이 과정에서 투자성향 확인서 허위 기재, 필수 안내 및 서류 누락, 내부 승인 절차 미준수, 기록 관리 부실 등 다수의 위반 사례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 같은 문제가 특정 시점의 일탈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특히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임직원의 불건전 영업 행위가 확인됐고, 이후 내부통제 전반에 대한 추가 검사가 진행되면서 인가 심사 순서가 밀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몇 년간 자산관리(WM)·초고액자산가(VIP) 부문을 앞세워 실적을 빠르게 키워 왔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0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7% 증가했다. 매출은 같은 기간 2조725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3092억원으로 28.65% 늘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1조45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4% 증가했다. 증시 활황을 타고 자산운용 부문에서 고객 유입이 늘어난 영향으로 1억원 이상 자산을 운용하는 고객 수는 전 분기보다 3만7000명 증가했고, 개인 고객 총 자산 규모도 37조4000억원 증가하며 국내 자산관리 시장 성장세를 주도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을 떠받친 고액자산가들의 영업 현장에서 기본적인 내부통제가 흔들렸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성향 확인, 필수 설명, 내부 승인 절차 등은 금융 영업의 가장 기초적인 안전장치인데, 실적 확대 과정에서 이러한 절차가 느슨해졌다”며 “돈을 가장 많이 벌어다 준 영업 조직에서 반복적인 위반이 나왔다는 점에서 감독 당국이 더 엄격하게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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