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1.07 16:44
[땅집고] “기존 집에 계속 살려니 보증금을 올려줘야 하더라고요. 그런데 대출 한도가 쪼그라들어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졌어요. 결국 월세 100만원을 더 내는 조건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쓰기로 했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서울에 사는 40대 박모씨. 전세 만기 직전 인근 부동산을 둘러보고 깜짝 놀랐다. 자녀 학교로 인해 이사를 갈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전세 시세가 너무 올라 추가 대출이 불가피했기 때문. 결국 그는 가격을 5% 상한선에 맞추고, 집주인에게 매달 100만원을 주기로 했다.
서울에 사는 40대 박모씨. 전세 만기 직전 인근 부동산을 둘러보고 깜짝 놀랐다. 자녀 학교로 인해 이사를 갈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전세 시세가 너무 올라 추가 대출이 불가피했기 때문. 결국 그는 가격을 5% 상한선에 맞추고, 집주인에게 매달 100만원을 주기로 했다.
◇ 서울 세입자 5000명, 울며 겨자먹기로 월세 내야
서울에서 박씨처럼 전셋집을 월셋집으로 바꾼 이들이 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보증금이 그대로이나, 월세 100만원을 추가로 부담하는 경우마저 나왔다. 연이은 부동산 대출 규제로 대출 한도가 줄었고, 집 주인의 월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시장 전세 매물이 줄어 ‘전세의 월세화’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짙다. 박씨처럼 ‘울며 겨자먹기’ 처지에 놓인 세입자가 더욱 늘어난다는 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갱신 건수는 총 9만 8480건이다. 이 중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면서 갱신 계약을 체결한 건수는 5187건으로, 전체의 5.26%에 이른다.
이는 계약갱신권 도입 이후 최고 수준이다. 2021년에는 1465건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4101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후 2000건대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5000건을 돌파했다.
◇ 전셋집이 100만원 월셋집으로
서울 동작구 ‘흑석한강푸르지오’ 전용 84㎡ 한 세입자는 종전 보증금 7억9000만원에서 보증금 4억9000만원, 월세 120만원 조건으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성동구 옥수동 ‘옥수파크힐스’ 전용 84㎡에서도 전세보증금 9억2000원 대신 보증금 7억2000만원, 월세 100만원을 내면서 계약갱신청구권을 쓴 사례가 나왔다.
보증금이 같지만, 월세 100만원이 붙은 경우도 있다. 영등포구 신길동 ‘보라매SK뷰’ 전용 59㎡ 임차인은 보증금 4억5700만원을 유지하면서 월세 100만원을 추가로 내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더욱 심화한다는 전망이 짙다. 규제로 인해 서울 전역에 실거주 의무가 생기면서 전세 낀 매물이 시장에서 사라졌고, 2년 임대가 끝난 매물의 경우 주택 매수가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계약 갱신을 택하면서 마저 시장에 나오지 않게 됐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