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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 18억 아파트서 1000평 규모 약국…"우린 다 죽는다" 곡소리

    입력 : 2026.01.07 10:29 | 수정 : 2026.01.07 11:08

    청량리 18억 대단지에 1000평 H&B 매장 입점
    의약품, 건기식, 화장품, 생활용품
    지역 약사들 생존권 위협 논란도

    [땅집고] 서울 동북권에서 교통 허브로 꼽히는 청량리역 일대 대장주 아파트 지하 상가에 약 1000평 규모 헬스 앤 뷰티(H&B) 매장이 생긴다. 국내 H&B 매장 중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소식이 알려지자 청량리역 일대 입주민은 의약품·건기식을 판매하는 약국 역할을 하는 동시에 화장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물품을 제공하는 H&B 매장이 생활 편의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반면 지역 약사회는 대규모 약국 등장으로 생계 위협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지하 1층 상가에 1000평에 달하는 H&B 매장이 문을 열 예정으로 알려졌다. 당초 2024년 1월 오픈한 600여평 규모 헬스장 ‘소울트레이닝’이 있던 곳인데, 이 헬스장이 영업을 종료한 자리에 H&B 매장이 입점하는 것이다.

    [땅집고]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아파트. /한양

    H&B 매장이란 헬스케어 상품과 뷰티 상품을 함께 판매하는 유통 매장을 말한다. 국내 대표적인 H&B 매장으로는 올리브영이 꼽힌다. 해외에서는 일명 드럭(Drug)스토어라고 불리는 창고형 약국 형태로 의약품 위주로 판매하는 매장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약사 고용 등 규제 문제로 의약품보다는 미용·건강 관련 제품 비중이 더 큰 편이다.

    오는 2월 1000평 규모 H&B 매장이 개점하는 상가는 2023년 입주한 최고 59층에 총 1152가구 규모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아파트 중, 지하 2층~지상 3층에 조성한 총 219실 ‘아트포레스트’ 상업시설이다. 인근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 L65’(2023년·1425가구)나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2023년·486실) 등 청량리역 일대 아파트·오피스텔을 합하면 배후수요 3000여가구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땅집고]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에 1000평 규모 약국을 개원한다고 홍보하는 영상. /SNS

    이 H&B 매장 개설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사업가 최모씨는 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SNS 채널을 통해 ‘청량리에 1000평 규모 약국을 오픈하기로 결정했다'는 문구가 달린 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영상에서 그는 “약은 규모가 작아질수록 비싸지고 선택지는 줄어 설명이 점점 어려워진다”면서 “그래서 처음부터 선택지를 넓히고 마진을 낮춰 오래 설명 가능한 형태로 구조를 만들기로 했다”며 H&B 매장 오픈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다만 현재 최모씨는 영상을 삭제한 상태다. 댓글에서 “약사가 아닌데도 약국을 열 수 있느냐”, “약사 면허를 대여하는 것 아니냐”는 등 네티즌 반응이 쏟아지자 논란을 피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후 그는 “약국 운영과는 일체 관계가 없으며, 별도 사업자로 운영되는 H&B 브랜드와의 협력을 위한 내용이었다”는 해명 게시글을 올렸다.

    [땅집고]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지하에 조성한 ‘아트포레스트’ 상가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청량리 일대에 1000평 규모 H&B 매장이 생긴다는 소식에 입주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초대형 생활 편의시설이 들어서면 삶의 질이 높아질 뿐 아니라 추후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기대에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84㎡(34평)이 지난해 12월 초 17억9000만원에 팔리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는 최고 23억원에 매물로 등록돼있다.

    하지만 지역 약사들은 이 매장 오픈 소식에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현재 청량리역 일대에 약국 20여곳이 운영 중인데, 대규모 자본을 갖춘 H&B 매장이 들어서면 매출에 타격을 입을 것이란 걱정 때문이다. 지역 약사회는 창고형 약국 형태를 표방한 이 H&B 매장이 향후 약사 면허 법 대여 등 문제 소지가 없을지에 대해 주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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