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1.05 14:10 | 수정 : 2026.01.06 09:41
사고 줄이고 존엄 지키는 노년 주거 대안은…
호텔 같은 실버타운? 설계 철학 바꿔야
[땅집고 북스-나이 들어 어디서 살 것인가] ① 사고 줄이고 존엄 지키는 노년 주거, 공간 설계가 답이다
[땅집고] 고령자 사고의 63%가 집에서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안전한다고 생각하는 집이 노인에게 큰 위험이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김경인 공간디자인 공유 대표의 신간 <나이 들어 어디서 살 것인가>는 이러한 현실적 고민을 생생한 사례와 통계를 통해 조명하며, 고령자가 존엄과 자립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주거 환경을 제시한다.
노년 신경건축학자인 김 대표는 다음달 개강하는 땅집고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전문가 7기 과정에서 ▲시니어 맞춤형 주거 기획 ▲신경건축학적 핵심 요소 ▲공간디자인 솔루션 등을 강연한다.
호텔 같은 실버타운? 설계 철학 바꿔야
[땅집고 북스-나이 들어 어디서 살 것인가] ① 사고 줄이고 존엄 지키는 노년 주거, 공간 설계가 답이다
[땅집고] 고령자 사고의 63%가 집에서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안전한다고 생각하는 집이 노인에게 큰 위험이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김경인 공간디자인 공유 대표의 신간 <나이 들어 어디서 살 것인가>는 이러한 현실적 고민을 생생한 사례와 통계를 통해 조명하며, 고령자가 존엄과 자립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주거 환경을 제시한다.
노년 신경건축학자인 김 대표는 다음달 개강하는 땅집고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전문가 7기 과정에서 ▲시니어 맞춤형 주거 기획 ▲신경건축학적 핵심 요소 ▲공간디자인 솔루션 등을 강연한다.
☞김경인 대표, 땅집고 시니어 주거·케어시설 과정서 해법 제시
◇실버타운은 왜 ‘창살 없는 감옥’ 됐나
62세 남성 이모씨는 병원에 입원해 4인실에 배정 받았다. 환자 네 명 각자의 공간은 커튼 한 장으로만 가려졌고, 그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얼마 동안 지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였다. 성격, 습관, 병명도 서로 다른 이들과 같은 방을 쓰며 작은 일에도 신경이 곤두섰다. 실내 온도나 불빛에 대한 민감도조차 달라 충돌을 일으켰고, 그는 입원 후 몇 시간도 안 되어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이런 환경에서 프라이버시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나이가 들수록 프라이버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평생 쌓아온 자율성과 독립성을 노년에도 유지하고 싶지만 요양시설에서는 이러한 개인의 자유가 크게 제한되기 때문이다. 요양원이나 요양시설에서는 여전히 2인실, 4인실 혹은 6인실 등 집단 생활이 요구된다. 낮선 사람들과의 동거로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수 있다. 이런 환경은 노인에게 심리적으로 부담이 되며, 그들의 자율성을 제한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일부 사람들은 이런 실버타운을 두고 ‘창살 없는 감옥’이라고 부른다.
☞“시니어타운 성공하려면 3가지는 반드시 기억해야”…현장과 사례로 배운다
◇한국은 ‘종착지’, 일본은 ‘경유지’
김 대표는 노인들에게도 개인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인실을 제공해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고, 다른 입주자와의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인실 뿐 아니라 2인실 같은 대안을 마련해 입주자 개개인의 생활 방식과 성격에 맞는 환경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년 전 개원한 한 시립 실버케어센터도 4~8인실을 갖췄지만, 1인실의 필요성을 해결하지 못했다.
일본에서도 1인실을 의무화하기 전에는 프라이버시 문제가 심각했다고 한다. 심지어 일본에서 부부가 각방을 쓸 정도로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여긴다.
국내 요양시설은 입소 후 가정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드물다. 대부분 삶의 마지막 단계로 인식한다. 반면, 일본의 치매 요양원은 치매 환자의 가정 복귀를 목표로 운영한다. 요양시설이 여생을 보내는 공간이 아니라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원하는 장소로 변화해야 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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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호텔’ 뺨치는 실버타운…노년의 삶 왜 더 불편해졌나
현재 대부분의 실버타운은 유형별로 나눠져 있지만, A타입·B타입·C타입 같은 분류는 사실 평형의 차이에 불과하다. 내부 인테리어와 공간 배치는 모두 동일해 개인의 취향이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할 여지가 없다. 지나치게 표준화된 환경 때문에 실버타운은 입주자 개개인의 삶과 개성을 담기보다 획일화된 공간처럼 느껴진다. ‘고급 호텔’ 이미지를 강조해 노년의 삶을 공간적 편리함으로 바라보는 듯 하다.
요양시설은 돌봄을 제공하는 쪽의 편의가 아닌 돌봄을 받는 노인의 프라이버시와 자율성을 우선해야 한다. 요양시설의 목적은 노인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능한 한 자율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도록 돕는 데 있다. 요양시설은 죽음을 기다리는 곳이 아니라 활기찬 삶을 지속하는 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