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1.04 10:44 | 수정 : 2026.01.04 12:47
[땅집고] 지적장애인 명의를 도용해 2억원을 무단 대출 받은 뒤 그를 되레 성범죄자로 신고하도록 한 5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12월 18일 광주지법 형사6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무고 교사,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남성 A씨(58)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범행에 가담한 여성 B씨(30)는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 명령을 받았다.
A씨는 2020년 6월 회사 직원 B씨에게 지적장애인인 C씨를 성범죄 가해자로 경찰에 신고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A씨는 본인의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문서를 도용해 C씨 명의의 주택 담보로 2억원을 대출 받았다. 그는 이 같은 금품 갈취 사실을 숨기기 위해 C씨가 B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꾸몄다.
A씨는 회사 직원 B씨에게 "나는 도망가면 된다, 네가 처벌 받지 않으려면 C씨를 성폭행으로 고소해서 처벌 받게 해야 한다"고 강요했다. A씨의 말에 B씨는 실제로 '흉기를 든 C씨로부터 성범죄를 당했다'면서 광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다행히 경찰 수사로 C 씨는 성범죄 혐의를 벗을 수 있었다. A씨는 재판 초기에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증인 진술이 이어지자 범행을 시인했다.
김지연 부장판사는 "무고 교사죄와 사문서 위조 자체로 죄책이 무겁고 피고인의 범행 동기, 수법, 범행 대상을 고려하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 "피해자가 겪었을 정신적·재산상 피해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혐의를 인정한 점, 피해자가 다행히 구속·기소의 중한 상황에 이르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