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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보다 노인이 더 많아" 학원가가 실버타운 된 일산신도시 현실

    입력 : 2026.01.04 06:00

    학원가로 번성하던 일산 중산동 상권
    저출산·고령화 속에 요양시설 중심으로 재편
    1기 신도시의 인구 구조 변화가 상권 풍경을 바꿔

    [땅집고]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동 중산마을 사거리 일대 상권이 ‘고령화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 영어·수학 전문 학원과 태권도장 등이 몰려 학생과 학부모로 붐비던 거리는 이제 요양센터와 너싱홈, 요양원 등 노인 요양시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땅집고] 교육 상권에서 고령화 상권으로 바뀐 중산마을 상가./강태민 기자

    중산마을 사거리 반경 250m 안에는 요양원과 노인 돌봄센터, 이른바 ‘노치원’이 26곳에 달한다. 한 7층 규모 상가 건물은 5개 층이 요양원으로 사용 중이다. 기존 학원들은 신축 아파트가 들어선 인근 지역으로 이동했고, 중산동 상가는 자연스럽게 노인 요양시설 중심으로 재편됐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학교 학급 수가 줄면서 학생이 크게 감소했다”며 “그 영향으로 학원들이 빠져나가고 요양원이 늘었다”고 말했다.

    30년 전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1990년대 중반 대단지 아파트가 조성되며 중산동은 젊은 층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꼽혔다. 초·중·고교가 밀집한 학군지로 성장하면서 학원 상권도 함께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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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신도시 입주 30년이 지나면서 주민 연령대가 높아졌고, 교육 수요는 신도시로 이동했다. 학원이 떠난 자리에는 노인 요양시설이 들어선 상황이다. 중산1동의 인구 구조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유소년 인구 비율은 1997년 일산 전체 17개 동 가운데 4위였지만, 2008년 8위, 2017년 12위, 2025년에는 23개 동 중 20위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변화는 고양시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중산동에서 차량으로 30분 거리인 덕양구 화정역 인근 상가에는 학원과 요양원 간판이 한 건물 안에 뒤섞여 있다. 3층과 5층에는 학원이 있지만, 4·6·9·10층에는 요양원이 들어섰다.

    교육 현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일산서구 주엽동의 한 초등학교는 6~7년 전 학생 수가 450명에 달했으나, 현재는 200명대로 감소했다. 올해 1학년 입학생은 33명으로 두 개 반만 편성됐다.

    아동 인구 감소로 유치원과 어린이 시설은 줄고, 의료기관과 상권은 고령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개원 이후 처음으로 정원을 채우지 못한 유치원이 등장했고, 한때 산부인과였던 의료기관은 요양병원으로 전환됐다. 소아과와 산부인과 감소도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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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산동의 한 요양원 직원은 “다른 업종이 버티지 못하면서 건물 전체가 요양원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며 “처음에는 주민 반대도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고양시의 고령화 속도도 빠르다. 20년 전 고양시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6%였지만, 2025년에는 18%를 넘어섰다. 15년 후에는 인구 3명 중 1명이 노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땅집고] 경기도 지역별 인구 비율 그래픽./김혜주 기자

    1기 신도시인 성남 분당은 고양시와 다른 흐름을 보인다. 판교 테크노밸리를 기반으로 자족도시 기능을 갖추면서 학부모 수요와 젊은 층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40대 이하 인구 비중은 경기도 평균 64.2%보다 높은 65.5%다. 반면 일산은 평균을 밑돌며, 산본·중동 등과 함께 상대적으로 빠르게 고령화 단계에 진입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일산은 강북 서북권 입지와 1기 신도시 노후화로 젊은 층 유입이 줄고 있다”며 “대곡역 일대 첨단 테크노밸리 조성 등 산업 기반과 주거 환경을 함께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hujinze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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