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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상가 빼고 재건축 추진" 목동8단지 합의 실패에 초강수

    입력 : 2026.01.02 15:02

    조합설립 앞두고 “상가 빼고 재건축 추진”
    상가 조합원 아파트 분양권 조건 두고 이견

    [땅집고] “다른 단지와 동일 조건을 제시했는데, 상가 측이 무리한 요구했다” vs “절대 다수인 아파트 소유주 중심 추진위, 협상 의지도 없어”

    정비업계에 따르면,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8단지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지난해 12월 22일 추진위 회의를 열고 재건축 시 상가 제척 안건을 95.6% 동의율로 가결하고 관련 실무에 돌입했다. 당장 상가를 제척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파트와 상가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땅집고]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8단지 전경./이승우 기자

    양천구 신정동 314번지 일대 목동 8단지는 1987년 입주한 단지다. 12개동, 1352가구에서 최고 43층, 1881가구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2025년 3월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완료했고, 9월 추진위 승인을 받았다. 오는 2월 조합설립을 목표로 소유주들의 동의서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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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조로워 보였던 동의서 징구 과정에서 아파트 소유주로 구성된 추진위와 상가 소유주들 사이 갈등이 불거졌다. 핵심은 상가 조합원들에게 아파트 분양권을 부여하는 기준에 대한 이견 차이다.

    추진위 측은 12월 동의서 제출 이전인 지난 11월 6일 상가 측에 아파트 분양 조건에 대한 공문을 발송했다. 권리산정비율 0.1 적용과 조합원분양가 기준 방침을 안내했다. 상가 권리가액(감정평가액에 비례율을 곱한 값)이 아파트 최소 분양가의 10% 보다 클 때 아파트 분양권을 상가 조합원에게도 부여한다는 의미다.

    권리산정비율은 그간 상가 측이 요구한 수준에 부합했다. 앞서 조합 설립을 마친 목동 6단지와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목동신시가지 타 단지 역시 동일한 수준으로 상가와 협의를 마쳤다.

    상가 측은 ▲ 상가 측의 감정평가업체 선정에 대한 참여 ▲ 상가 수익 분석을 위한 외부 컨설팅 업체 선정 요청 ▲ 상가·아파트 조합원 간 동호수 추첨에서 차별 금지 등을 추가로 요구했다. 이 중 감정평가업체 선정 참여, 외부 컨설팅 업체 선정 요청 등을 추진위가 수용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작년 12월 5일 관련 논의를 위하 추진위는 상가 간담회를 개최했으나,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어 같은 달 15일에는 추진위가 상가 측에 동의서 제출 기간(12월 11일~12월 19일) 내 상가 동별 동의요건(50%)을 충족하지 못하면, 기존 제안한 조건이 아닌 권리산정비율 1, 일반분양가 적용으로 변경하겠다고 통보했다. 사실상 상가 조합원의 아파트 분양권 획득을 차단하는 조치다.

    결국 목동 8단지는 상가 동의율 50%를 채우지 못했다. 추진위에 따르면, 아파트 소유주 동의율은 12월 29일 집계 기준 77.57%를 채운 반면 상가 동의율은 2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대로라면 조합설립 요건(전체 70%, 동별 50%)을 충족하지 못해 오는 2월 8일 설립총회가 무산될 수 있다.

    이에 추진위는 지난 12월 22일 긴급 회의를 개최해 상가 제척 안건을 의결했다. 최악의 경우 상가를 제외하고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땅집고] 지난 12월 15일 목동 8단지 추진위원회에서 상가 측에 보낸 공문./독자 제공

    김종건 목동 8단지 추진위원장은 “다른 단지와 동일한 조건을 제시했음에도 상가 측 동의서를 걷는 데 애를 먹고 있다”며 “상가 측 요구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감정평가업체 추가 선정, 외부 컨설팅 업체 선정 등을 보장해줄 수 없고, 법적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상가 제척 의결은 만약을 대비한 것이지 상가 측과 협의는 이어갈 예정”이라며 “상가가 총 31개뿐이라 머지않아 동의율을 충족, 최악 상황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가 측 입장은 이와 상반된다. 추진위 측이 타 단지와 비슷한 조건을 제시하긴 했지만, 권리가액 자체를 축소해 상가 조합원이 아파트를 분양받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합원 물량(1378가구), 임대주택(293)을 제외하면 일반분양 물량이 210가구에 불과한데, 추진위 측이 상가를 배제해 사업성을 높이려 한다는 것이다.

    8단지 상가협의회 관계자는 “상가가 선정하는 감정평가업체와 추진위 선정 업체의 감정평가액의 평균을 내서 권리가액을 정하자는 취지의 요구였다”며 “상가를 낀 다른 조합이나 추진위 역시 이와 같이 평균 감평액을 산출하는데, 8단지 추진위는 법령상 근거가 없다는 주장만 한다”고 밝혔다.

    추진위 측 소통 방식도 문제를 삼았다. 관계자는 ”상가 소유주가 31명인데, 아파트 소유주에 비하면 극소수”라며 “추가 협의일도 추진위 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것처럼 추진위의 협의 의지에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leejin0506@chosun.com,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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