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1.01 06:00
분양전환 앞둔 민간임대 분양가 놓고 시행사·임차인 갈등
위례·청주 등 전국서 시끌시끌…“명확한 분양기준 없어”
[땅집고] 전국 민간임대 아파트에서 분양전환 조건을 둘러싼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임대인은 시세와 비슷한 분양전환가격을 내세우는 가운데, 임차인은 민간임대 사업 특성을 반영해 합리적인 분양가를 책정해야 한다고 맞서는 것이다.
위례·청주 등 전국서 시끌시끌…“명확한 분양기준 없어”
[땅집고] 전국 민간임대 아파트에서 분양전환 조건을 둘러싼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임대인은 시세와 비슷한 분양전환가격을 내세우는 가운데, 임차인은 민간임대 사업 특성을 반영해 합리적인 분양가를 책정해야 한다고 맞서는 것이다.
◇시행사 바뀌고 날벼락 맞은 판교 민간임대
임대인과 임차인간 분쟁이 심각한 곳은 2020년 경기 성남고등지구 S1블록에 건설한 ‘판교밸리제일풍경채’. 2020년 준공한 543가구 규모 민간임대아파트다. 2017년 분양 당시 시행사가 4년 임대 후 분양전환을 내걸었던 곳이다.
그러나 시행사가 바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 임대인인 메테우스자산운용사(사모펀드)는 전용 84㎡ 기준 분양가로 법원 감정평가금액 10억2000만원보다 비싼 12억5000만원을 제시했다. 기존 임차인들에게 임대차계약 갱신 거절과 퇴거 일자를 통보했다. 메테우스자산운용은 당초 사업자인 HMG로부터 사업 지분을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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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들은 분양전환가격 책정에 문제가 있다고 반발하면서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졌다. 수원지법방법원은 ‘판교밸리제일풍경채’ 입주민들이 제기한 분양전환가격 확인 소송에서 시행사 손을 들어줬다. 민간임대주택법상 분양전환 가격 규정이 없는 만큼, 임대인이 분양가격을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위례·청주에서도 민간임대 분양전환 놓고 시끌
위례신도시 2개 단지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부영건설이 2019년 6월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10년 공공임대아파트 ‘위례포레스트사랑으로부영’의 경우 분양전환가격을 전용 84㎡ 기준 12억원 선으로 발표하면서 임차인 반발이 일고 있다.
부영이 제시한 분양가를 받아들여 분양 전환 계약을 체결한 임차인도 있지만 일부 가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부영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매입한 땅에서 임대사업을 했으니 분양전환 가격에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간임대 아파트 뿐만이 아니다. 국내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1호 사업장인 경기 성남 수정구 ‘e편한세상 테라스 위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일부 지분을 수탁받아 위례뉴스테이리츠가 운용 중인 단지다. 지난해 12월 초 무주택 임차인에게 분양전환권을 주겠다고 밝히면서 유주택 임차인 중심으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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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도 분양전환을 둘러싼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2020년 6월 입주한 충북 청주 상당구 용암동 ‘대성베르힐1·2차’ 입주민은 지난해 10월 대성건설과 디에스건설 상대로 청주지방법원에 조정을 신청했다. 시행사가 입주자 모집 당시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를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간임대 분양전환 갈등은 예견된 일”
업계에서는 최근 이어지는 임대인과 임차인간 갈등을 예견된 일이었다고 본다. 민간임대 등장 당시부터 분양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지만 10년 넘도록 정부가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임대 만료 후 입주자에게 우선 분양하는 공공임대와 다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동안 의무 임대 기간 만기 도래 시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며 “특히 민간임대 아파트의 경우 분양전환 방법이나 분양가 산정 등을 임대 사업자가 자율로 결정할 수 있어 더욱 논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정부 정책으로 대출 한도가 줄어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난감한 사례도 있을 것”이라며 “임차인은 대출을 최대로 받아도 분양가를 맞추기 어렵고, 임대인은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 실적을 거두게 됐다”고 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