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2.28 06:00
[땅집고] 최근 문을 닫는 캠핑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캠핑 커뮤니티에는 캠핑장 폐업 소식을 알리는 글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은 캠핑 열풍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4년 캠핑 이용자는 600만~700만명으로 추정됐다. 산업 규모는 약 7조~8조 원으로 성장했는데요. 2019년 399만명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장세 입니다.
캠핑이 인기를 끌던 시기 캠핑장 창업도 빠르게 늘었습니다. 캠핑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설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캠핑장 창업은 하나의 투자 대안처럼 부각됐습니다. 퇴직금과 노후 자금을 한 번에 투입해 캠핑장을 조성한 사례도 적지 않은데요. 은퇴 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한 선택이었습니다.
캠핑이 인기를 끌던 시기 캠핑장 창업도 빠르게 늘었습니다. 캠핑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설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캠핑장 창업은 하나의 투자 대안처럼 부각됐습니다. 퇴직금과 노후 자금을 한 번에 투입해 캠핑장을 조성한 사례도 적지 않은데요. 은퇴 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한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해외 여행이 다시 가능해지자 캠핑 수요가 감소세를 보이면서 캠핑장 산업이 정점을 찍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의 캠핑장 개·폐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개업 캠핑장은 371개로 전년 동기 대비(466개) 20.4% 줄었습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28%에 달합니다. 반면 폐업 캠핑장 수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54개에서 올해 같은 기간 61개로 13%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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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하나를 조성하려면 토지를 매입할 경우 최소 3억에서 10억원이 필요합니다. 임대 형태로 시작하더라도 매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의 임대료를 감당해야 합니다. 전기, 수도, 화장실, 샤워실, 데크, 조경 등 기본 시설을 갖추는 데만 1억에서 2억원이 들고 인허가 비용도 수천만원이 추가됩니다. 캠핑장을 열기 전부터 최소 5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구조인데요. 문을 연 이후에도 전기세, 수도세, 쓰레기 처리비, 인건비를 합치면 매년 2000만원에서 5000만원의 고정 운영비가 발생합니다. 만약 5억짜리 땅을 대출을 통해 매입했다면 금리 5% 기준, 매년 4000만원 안팎의 이자와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더해집니다.
캠핑 수요 감소의 영향은 캠핑 용품 산업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캠핑 방식이 차박이나 글램핑처럼 장비 의존도가 낮은 형태로 이동하면서 텐트, 테이블, 버너 등 캠핑 장비 수요도 줄어들고 있는데요.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한 해외 직구가 빠르게 늘며 소비 경로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해외 직구 거래액은 7조958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하기도 했죠. 이에 국내 캠핑 용품 기업들의 실적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캠핑·아웃도어 용품 브랜드인 코베아는 2024년 기준 매출액 202억3284만원으로 2023년(207억2358만원) 대비 2.4%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6억원에서 9억원으로 줄었지만 당기순손실은 26억원에서 27억원으로 소폭 늘었습니다. 또 다른 아웃도어 용품 전문 기업 헬리녹스는 2022년 매출 770억원을 기록했지만 2024년에는 매출 412억원으로 2년만에 절반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공공 영역에서도 확인됩니다. 태백시는 캠핑 수요 확산에 맞춰 황지동 함백산 자락에 공공 캠핑장을 조성했습니다. 이 캠핑장은 자동차형 14면과 텐트형 16면 등 모두 30면 규모로 취사장과 화장실 등 기본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캠핑장 조성에는 강원도 기금과 시비를 포함해 54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고 인근 하천 정비에도 9억원이 사용됐습니다. 문제는 운영 단계입니다. 태백시는 이 캠핑장을 시설관리공단에 위탁 운영하며 매년 약 2억원의 운영비를 지급해야 합니다.
그러나 외부 기관 분석에 따르면 연간 수입은 약 1억2000만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마저도 성수기 평일과 주말에 100%, 비수기에 80% 이상 캠핑장을 채워야 가능한 금액입니다. 인접 지역에 공공·민간 캠핑장이 이미 다수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해외여행 재개, 저가 직구 확산, 캠핑 방식 변화 등이 동시에 겹치며 캠핑 산업 전반은 이전과 다른 환경에 놓이게 됐습니다. 마니아층의 캠핑은 계속 이어지겠지만 은퇴 자금까지 걸고 뛰어들던 시장과 같은 모습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im-g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