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2.24 06:00
[땅집고] 10·15 대책 이후 서울 강서구 일대가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한강벨트’로 불릴 날이 다가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양동 일대 대규모 개발 계획, 재건축에 대한 가능성 등이 피부로 와닿는 변화를 만들지 관건이다.
조선일보 AI부동산(☞바로가기)에 따르면,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강서한강자이’ 84㎡(이하 전용면적)이 11월 26일 15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10월 14일 3건, 18일 1건 등 15억원에 거래된 지 약 한달만에 다시 최고가를 경신했다.
조선일보 AI부동산(☞바로가기)에 따르면,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강서한강자이’ 84㎡(이하 전용면적)이 11월 26일 15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10월 14일 3건, 18일 1건 등 15억원에 거래된 지 약 한달만에 다시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단지는 옛 대상 가양동 공장 부지에 건립한 아파트다. 2013년 입주했으며 최고 22층, 10개동, 790가구 규모다. 9호선 가양역과 양천향교역 딱 중간에 위치해 있다. 인근에 탑산초, 성재중, 동양고 등 각급 학교가 있고, 한강변으로 향하는 도보통행로도 조성돼 있다. 최근에는 걸어서 10분 거리에 한강버스 마곡선착장이 오픈했다.
이 단지를 포함해 강서구 일대는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집값이 빠르게 상승했다.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집값의 40%까지 제한됐다. ‘내 집 마련’을 목표로 하는 수요자들이 10억원 이하 아파트에 몰리면서 해당 가격대 주택이 많은 강서구로 부동산 시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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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부동산 월간시계열에 따르면, 84㎡ 기준 강서구의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 5월 9억9613만원에서 11월 10억4772만원으로 약 5% 상승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전까지만 해도 10억원이 안 되던 아파트 가격이 6개월만에 폭등한 것이다. 그 사이 정부는 6·27 대출규제, 9·7 주택공급 대책,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해 시행했다.
가양동뿐 아니라 염창동의 일명 ‘국민평형’ 아파트가 10억원을 넘어섰다. 염창동 ‘금호타운’ 84㎡은 12월 4일 10억2000만원에 거래돼 처음 10억을 넘겼다. 두 달 전인 10월까지만 해도 9억원대에 거래되던 아파트다.
그간 강서구에서는 마곡지구가 있는 마곡동 일대가 핵심지였다. 탄탄한 일자리 공급을 바탕으로 ‘엠밸리’가 강서구의 대장 아파트 노릇을 했다. 5호선 마곡역과 가까운 14단지와 15단지 84㎡ 매매가격이 약 15억원, 9호선·공항철도가 지나는 마곡나루역 인근 7단지가 약 19억원이다.
강서한강자이 신고가 거래로 가양동 일대도 마곡지구 아파트 가격에 근접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가양동 일대 개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서한강자이 바로 옆에 있는 CJ공장부지 개발로 가양동 일대가 일자리와 주거가 결합한 지역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창개발과 현대건설은 해당 부지를 총 사업비 6조원을 투입해 개발을 추진 중이다. 총 3개 블록 중 1~2블록에는 지식산업센터, 3블록에는 1000가구 규모 아파트를 건립할 예정이다. 당초 모든 블록을 지식산업센터로 조성할 예정이었으나, 3블록을 공동주택 용도로 용도지역 변경을 추진해 지난 11월 개발계획 변경안이 공람공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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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강서구가 일명 ‘한강벨트’로 분류돼 주거 상급지로 평가받기에는역부족이다. ‘한강벨트’란 한강을 접하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와 용산구를 비롯한 주거 상급지, 마포구, 성동구, 강동구, 동작구 등이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을 말한다.
재건축 사업이 활발한 이들 지역과 달리 강서구 일대는 아직 잠잠하다. 가양동, 등촌동, 방화동 등 1990년대 조성된 아파트 단지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을 적용해 재건축 사업 진행이 가능한 곳이지만, 구체적인 추진 움직임은 없다. 방화동 일대 방화뉴타운 재개발 사업만 진행 중이다.
현재로선 김포공항 고도제한에 대한 세부 규정 수립이 중요해졌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지난 8월 고도제한 기준 ‘장애물 제한표면’(OLS)을 ‘금지표면’(OFS)과 ‘평가표면’(OES)으로 이원화하는 개정안을 발표했다. 활주로 반경 최대 10.75㎞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는 대신 항공학적 검토를 통해 건축물 높이 제한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강서구 일대는 현재보다 아파트 건축 고도제한이 완화된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김포공항 고도제한 영향을 받는 강서구, 양천구, 경기 부천시, 김포시, 인천 계양구 등 지자체와 합동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합리적인 기준을 검토 중이다.
강서구 방화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고도제한이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면 인근조합에서 먼저 움직였을텐데 그런 조짐은 없다”며 “20년 동안 희망고문으로 무뎌진 상태인데, 구체적인 규정이 마련돼 제한 완화가 피부로 와닿는다면 기대감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