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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 애경그룹 통합 사옥, 지주사 AK홀딩스가 455억 인수한 까닭

    입력 : 2025.12.23 06:00

    지주사, 통합사옥 지분 455억 매입
    AK플라자 유동성 위기 심화

    [땅집고]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가 유통 계열사 AK플라자가 보유하고 있던 ‘마포애경타운’ 지분을 455억원에 전량 인수했다. 오프라인 유통 침체와 경쟁 심화로 재무 부담이 누적된 AK플라자가 유동성을 확보하고 버티기 위한 ‘긴급 처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K플라자는 5년째 적자 늪에 빠졌다.
    [땅집고] '마포애경타운' 최근 3년간 부채율. /정리=김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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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AK플라자는 지난 5일 마포애경타운 지분 318만6994주를 약 455억원에 AK홀딩스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 거래로 마포애경타운은 AK홀딩스의 손자회사에서 직속 자회사로 편입했다.

    AK플라자는 최근 수년간 계속된 영업 부진 속에서 유동성 부담이 빠르게 불어났다. 소비 중심축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한 데다, 주요 경쟁사들이 대형 복합쇼핑몰을 잇따라 선보이며 기존 백화점·쇼핑몰의 경쟁력이 약해진 것이 누적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 2557억원이 만기를 앞두고 있어 유동성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이번 지분 매각으로 최소한의 숨통을 텄다는 해석이 나온다.

    마포애경타운은 2018년 17층 규모로 준공했다. 애경그룹이 서울 소공동을 떠난 뒤 42년 만에 선보인 새 통합사옥으로 주목받았다. 지하철 2호선과 경의중앙선, 공항철도가 지나는 홍대입구역 지상에 1만 7000여m²(약 5200평) 규모로 들어섰다. 2008년 철도공단이 공모한 ‘홍대입구역 복합역사개발’ 사업자로 선정된 AK홀딩스가 1460억원을 투입해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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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경그룹 계열사가 모두 입주해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지만 적자가 상당하다. 마포애경타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부채총계는 1516억원, 자본총계는 163억원에 불과해 부채비율이 929%에 달했다. 2023년에는 5000%를 넘기며 한때 심각한 재무 불안 우려가 불거졌다. 통상 기업의 부채비율이 200% 이하를 양호한 수준으로 보는 것을 감안하면 자력 갱생이 어려운 수준이다. AK플라자 또한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하고, 200억원 순손실을 보는 등 5년째 적자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주사가 나선 만큼 내부 정비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지분 인수 결정에 대해 “그룹 재무구조 개선 과정의 일환”이라며 “내부적으로 재무 구조 개선과 계열사 대여금 환수, 배당금 수익처 다변화 등 여러 이점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인기 캐릭터와 아티스트 등 ‘대형 팬덤’ 기반의 IP(지적재산권) 산업이 성장하고 있고, 이와 관련한 수요층인 젊은층과 외국인 방문객 등 유입이 꾸준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마포애경타운 1층~5층은 AK플라자를 비롯해 식당과 카페, 의류 쇼핑몰 등 상가가 있고, 상층부는 지주회사인 AK홀딩스와 애경산업, AK켐텍, AKIS, 마포애경타운 등 애경그룹의 전 계열사가 사무실로 쓰고 있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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