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2.22 18:00
최소한 부동산 50억·주식 50억·금이랑 코인 8억 있어야 부자
부자들 대다수 “나는 부자 아니다” 자기부정
‘마음 풍요로운 부자’되길 원해
[땅집고] 한국의 부자 수가 15년 새 13만명에서 47만6000명으로 급증했다. 매년 10% 가량 증가한 셈이다. 기존에는 부의 원천이 ‘부동산 투자와 상속·증여’에서 비롯됐는데, 올해는 사업소득과 근로소득, 금융투자·기타소득 등으로 다변화했다. 한국 부자들이 보유한 총 금융자산 규모 역시 올해 처음으로 3000조원을 돌파했다.
부자들 대다수 “나는 부자 아니다” 자기부정
‘마음 풍요로운 부자’되길 원해
[땅집고] 한국의 부자 수가 15년 새 13만명에서 47만6000명으로 급증했다. 매년 10% 가량 증가한 셈이다. 기존에는 부의 원천이 ‘부동산 투자와 상속·증여’에서 비롯됐는데, 올해는 사업소득과 근로소득, 금융투자·기타소득 등으로 다변화했다. 한국 부자들이 보유한 총 금융자산 규모 역시 올해 처음으로 3000조원을 돌파했다.
◇부자끼리 점점 양극화…부동산 비중 줄고, 금·보석·코인 늘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5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 수는 2011년 13만명에서 올해 47만6000명으로 연평균 9.7%씩 증가했다. 지난 15년간 부자 수가 세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보고서에서 한국 부자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으로 규정했다. 보유한 금융자산 규모에 따라 10억원~100억원미만의 부자를 ‘자산가’, 금융자산 100억원~300억원미만의 부자는 ‘고자산가’, 300억원 이상의 부자를 ‘초고자산가’로 정의했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자산가’는 연평균 5.9% 증가했고, ‘고자산가’ 역시 연평균 5.8%로 자산가와 비슷한 수준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초고자산가’는 연평균 12.9%로 자산가와 고자산가 증가율의 2배 이상 높은 증가율을 보여 부자들도 양극화하는 양상이다.
금융자산과 부동산자산 비중에서 극명하게 나타났다.
총 금융자산 증가율로 볼 때 ‘초고자산가’의 증가율이 압도적으로 높고 ‘자산가’와 ‘고자산가’의 증가율은 상대적로 낮았다. 2025년 ‘자산가’의 총 금융자산은 1111조원, ‘고자산가’는 545조원, ‘초고자산가’는 1411 조원을 기록했으며, 한국 부자가 보유한 전체 금융자산(3066조원) 중 각각 36.2%, 17.8%, 46.0%를 차지했다.
올해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 부동산자산(2971조원)에서 ‘자산가’가 보유한 총 부동산자산은 1493조원으로 한국 부자 총 부동산자산의 50.3%를 차지했고, ‘고자산가이상’은 1478조원으로 전체의 49.7%를 차지했다. ‘자산가’의 총 부동산자산은 2020년 이후 연평균 8.9% 증가한 데 반해, ‘고자산가이상’의 총 부동산자산은 연평균 14.3%로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 자산 50억원 넘는데도 “나는 부자가 아니야…돈에 자유롭고 베풀고 싶어”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자산 비중과 금융자산 비중의 감소는 기타자산의 비중 증가로 이어졌다. 최근 금·보석 등 실물자산이나 디지털자산과 같은 대체투자처가 자산관리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한국 부자의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한국 부자가 꼽은 부자의 최소 자산 기준선도 높아졌다. 부자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부동산자산은 ‘최소 50억원’은 되어야 부자라고 할 수 있다고 보았고, ‘금융자산은 40억원, 기타자산은 8억원’은 되어야 한다고 봤다.
총 자산규모 별로도 부자의 최소 자산 기준에 대해 견해의 차이를 보였다. ‘총자산 50억원 미만’을 보유한 부자는 ‘부동산 자산은 40억원, 금융자산과 기타자산은 각각 30억원과 5 억원’이 절대적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총자산 50억원~100억원미만’ 부자는 ‘부동산 자산 50억원’이 절대적 기준으로 존재하는 반면 ‘금융자산과 기타자산은 각각 50억원 8억원’으로 최소 자산 기준이 점차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부자에 대한 자각도도 자산규모 별로 차이가 났다. 총 자산이 50억원 이상이어도 35%만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했다. 전반적으로는 ‘총자산 100억원 이상’의 부자가 다른 그룹에 비해 부자 자각도가 높았다. ‘100억원 이상’의 부자는 4분의 3 정도가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했다.
부자에 미래상에 대해서는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부자’(14.8%, 2021년 대비 +4.3%p)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고, ‘끊임없이 노력하여 자기계발을 하는 부자’(13.5%, -3.5%p), ‘가진 것을 나누고 베푸는 부자’(13.3%, +3.0%p) 등이 뒤를 이었다. 자기계발형 부자가 2021년과 2025년 모두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2025년에는 ‘돈으로부터 자유롭고’, ‘가진 것을 베푸는 부자’의 모습을 선호하며 물질적 풍요와 더불어 심리적 풍요를 추구하고 있었다. /rykimhp206@chosun.com